오피니언 사외칼럼

[김동헌 칼럼] MZ세대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고려대 교수·경제학

시대 변화·트렌드 선도하는 MZ세대

플랫폼 경제·디지털 전환 가속화 견인

임금·노동·연금 공정개혁 요구도 강해

대권주자 이들 포용 위한 정책 고민을






지난 6월 이준석 후보가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30대 제1야당 대표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큰 돌풍을 몰고왔다.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도쿄 올림픽 양궁 경기에서 20세 안산 선수는 당당한 실력으로 금메달 3관왕을 이뤘고, 수영에서 황선우 선수는 11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 대표와 안산·황선우 선수는 2030세대로 1981~2010년에 출생한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최근 MZ세대는 업종·국경을 넘어 소비·마케팅·시장을 움직이며 시대의 변화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핵심 세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급기야 MZ세대를 놓친 비즈니스는 지속 가능하기 어렵고 기업들은 퇴출되기조차 한다. 이러한 MZ세대의 급부상이 한국 경제·사회에 지각 변동을 초래할 태풍의 눈이 되면서 그 방향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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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MZ세대의 등장은 플랫폼 경제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할 것이다.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와 온라인 환경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치관·신념을 표현하면서 소통을 중시하고 학업·취업·사회 이슈 등 다양한 정보를 스마트폰과 온라인에서 획득한다. 또 이들의 경제 활동은 컴퓨터·인터넷·스마트폰 등을 기반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 디바이스의 접근이 용이한 플랫폼 시스템이 MZ세대의 욕구와 수요에 부응하게 된다. 최근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급속히 성장하는 것도 이러한 MZ세대의 디지털 경제활동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전통 산업을 하는 기업들도 플랫폼 구축 등과 같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둘째, MZ세대은 미래 유망 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메타버스·인공지능(AI)·빅데이터 관련 산업을 리드하는 핵심 인력으로 부상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에서 자신을 대변하는 아바타를 통해 다른 아바타와 사귀고, 놀며, 재화를 취득하고, 소비하는 등 소통 및 교류 활동을 통해 연결·몰입·경험이라는 고객 가치를 제공해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의 잠재력 제고에 기여하는 주요 흐름으로 예견되고 있다. MZ세대는 메타버스의 주요한 수요자로서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분야 산업 진흥을 이끌 핵심 인력이다. 현재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창업 열풍을 선도하는 세력도 MZ세대다. MZ세대는 어려서부터 디지털 생활을 영위해 신기술에 친숙하고, IT 기반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신속히 학습할 수 있어 AI·빅데이터 분야의 획기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기업들은 MZ세대 IT 인력을 고용하고 양성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공정한 운동장’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개선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이다. MZ세대는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개성과 선호를 중시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특히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인식도가 높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나타난 기회의 공정성 이슈, 대기업 성과급 논란, 창업주에게 직접 공정 보상 요구,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한 솔직한 비판 등은 이들이 ‘기울어짐 없는 운동장’에 대해 얼마나 소중한 가치관과 행동을 보이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 사례들이다. 지난 10년 동안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저성장의 늪에 허덕이고 심각한 청년 실업을 경험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임금 체계 개혁, 노동 개혁, 연금 개혁 등은 이들 세대에 ‘공정한 운동장’을 제공하는 주요한 제도 개선이며 이를 향한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MZ세대는 환경·윤리적 가치를 중시하고 자유시장주의 질서 속에서 실용적 경제관을 지향하기 때문에 청년 퍼주기식 포퓰리즘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거부할 것이다. 대선을 준비하는 후보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MZ세대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포용을 갖고 이들을 위한 정책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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