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이 7년 만에 인상되며 쌍용C&E의 이익 개선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에서는 쌍용C&E가 올해 시멘트 출하량 증대 수혜를 볼 뿐 아니라 친환경 사업 구조 전환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으로 중장기적 투자 매력을 지녔다며 목표 주가 상향 조정에 나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쌍용C&E는 전 거래일보다 1.78% 오른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2.67%의 상승 폭을 보이기도 했다. 이달 들어 계속 약세를 이어오던 주가는 지난 3일 쌍용C&E가 시장 전망치를 다소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이날 강세로 돌아섰다.
올 하반기 시멘트 가격과 출하량이 동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지자 쌍용C&E 실적 상승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일 시멘트 협정 가격은 톤당 7만 5,000원에서 7만 8,800원으로 5.07% 인상됐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2014년 7만 3,600원에서 7만 5,000원으로 1.90% 한 차례 오른 후 약 7년 만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협정 가격 인상으로 시멘트 거래가격 역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 강우·폭염 등과 레미콘 트럭 파업 등으로 공사 진행이 지연된 효과로 시멘트 출하량도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분양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공사 진행률은 저조해 건설사들이 이를 만회하고자 건자재 수요를 3~4분기에 집중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멘트 출하는 비수기를 지나 오는 8월 말부터 회복세를 탈 것”이라며 “특히 4분기 시멘트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쌍용C&E의 하반기 실적 개선세를 주목하며 목표 주가를 올려잡았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쌍용C&E 목표 주가를 기존 9,400원에서 1만 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은 9,300원에서 9,6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종전 9,000원에서 9,400원으로 4.44% 높여 잡았다.
이들은 순환 연료 대체를 통한 원가 절감에 주목했다. 시멘트의 연료로 사용되는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상승해 시멘트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해왔지만 쌍용C&E는 순환 자원 처리시설 가동을 통해 유연탄 사용량을 지난해 100만 톤 수준에서 올해 80만 톤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연간 약 60만 톤의 유연탄 옵션 계약이 돼 있어 가격 상승세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쌍용C&E가 제시한 친환경 사업 구조 전환을 위한 로드맵 역시 투자 매력도를 높일 근거로 꼽혔다. 쌍용C&E는 향후 4년간 전체 이익(EBITDA) 중 환경 사업 비중을 50%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폐기물 중간 처리 업체 그린에코사이클을 인수한 것도 계획의 일환이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2025년에는 환경 부문의 이익 규모가 시멘트 부문을 넘어설 것”이라며 “환경 중심 비즈니스로의 사업 구조 전환이 상대적으로 높은 멀티플을 정당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