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종이에 찍은 팔만대장경 1,270권 123년만에 볕 쬔다

해인사, 오는 14일 포쇄 진행

부식방지 목적의 '일광욕'

전량 포쇄 123년만에 처음

팔만대장경을 찍은 인경책 1,270권 전량이 오는 14일 123년만에 바깥 볕을 쬔다. 사진은 지난 2017년 포쇄 퍼포먼스 당시 모습이다. /사진제공=해인사팔만대장경을 찍은 인경책 1,270권 전량이 오는 14일 123년만에 바깥 볕을 쬔다. 사진은 지난 2017년 포쇄 퍼포먼스 당시 모습이다. /사진제공=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을 종이에 찍은 '인경(印經)책' 1,270권이 123년 만에 실내 수장고를 벗어나 바깥 볕을 쬔다.



‘동문선’에 따르면 고려 시대에는 해인사에 보관된 고려실록을 3년에 한번 씩 꺼내 포쇄했다는 기록이 있다. 포쇄는 젖거나 축축한 것을 바람에 쐬고 볕에 말리는 일을 뜻한다. 옷이나 책에 스며든 습기를 제거해 부식과 충해를 방지하려는 목적인데, 일종의 ‘일광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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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에 있는 해인사는 음력 칠월칠석인 오는 14일 팔만대장경 인경책 1,270권의 포쇄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말리는 ‘인경책’은 1898년 조선 후기 상궁 최씨의 발원으로 찍어낸 것이다. 당시 4부를 찍어 해인사와 통도사, 송광사에 각 1부씩 봉안하고, 전국 주요 사찰에 나머지 1부를 나눠 모신 것으로 전한다. 해인사는 지난 2017년에도 포쇄 행사를 진행했으나, 이번처럼 인경책 1,270권 전체가 빛과 바람을 만나기는 123년 만에 처음이다.

팔만대장경을 찍은 인경책 1,270권 전량이 오는 14일 123년만에 바깥 볕을 쬔다. 사진은 지난 2017년 포쇄 퍼포먼스 당시 모습이다. /사진제공=해인사팔만대장경을 찍은 인경책 1,270권 전량이 오는 14일 123년만에 바깥 볕을 쬔다. 사진은 지난 2017년 포쇄 퍼포먼스 당시 모습이다. /사진제공=해인사


포쇄가 진행되는 14일은 해인사가 경내 대비로전에 비로자나 동형쌍불을 조성한 날이자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음력 7월 7일이다. 오전 10시부터 경내 대적광전과 수다라전 사이 공간에서 인경책 이운(운송)과 포쇄가 진행되고 다시 포장해 봉안하기까지의 절차가 오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해인사 측은 이날 대비로전 동형쌍불에 차와 꽃을 올리는 칠석다례와 시 낭송 등을 함께 진행한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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