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지난 6일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 행사에서 연설문을 엉터리로 읽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이날 기념행사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금 전 식전에서 인사말을 할 때 일부 원고 내용을 빼놓고 읽었다”며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원래 기념사 원고에는 “우리나라는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어느 나라보다 잘 이해하는 유일한 전쟁피폭국”이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스가 총리가 이를 건너 뛴 것이다.
스가 총리는 또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착실히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쓰여있던 원고에서 “핵무기 없는” 부분만 읽고 그 다음 문장으로 넘어갔다. 이 때문에 “핵무기 없는, 핵 군축 추진 방법을 둘러싼 각국의 입장에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문맥이 잘 통하지 않는 연설을 한 셈이 됐다.
스가 총리가 원고를 건너뛰며 읽는 바람에 행사 생중계를 맡은 NHK방송이 연설 내용에 맞춰 자막을 송출하다가 일시적으로 자막 표시를 하지 못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는 10월 첫 국회 소신표명 연설, 올 1월 시정방침 연설 때도 연설문 일부 내용을 잘못 읽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스가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이 최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도쿄 번화가의 유동 인구가 올림픽 개막 전과 비교해 늘어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는 올림픽이 감염 확산을 초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는 24일 시작되는 패럴림픽에 관중 입장을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올림픽이 끝난 뒤 (일본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 등의) 5자 회의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