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지역화폐 펑펑…곳간 말라가는 지자체

올 경기도 28곳 예산 2300억

상반기에만 70% 이상 소진

안산 등은 인센티브 아예 중단

코로나 여파 국비지원도 줄어

재정 부담 갈수록 늘어날 듯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한 대전시 구청장들이 지난해 5월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서 지역화폐 ‘온통대전’의 발행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대전시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한 대전시 구청장들이 지난해 5월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서 지역화폐 ‘온통대전’의 발행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대전시




경기도 지역화폐경기도 지역화폐


부산 동백전부산 동백전


인천e음인천e음


광주상생카드광주상생카드


세종시 여민전세종시 여민전


대덕e로움대덕e로움


대구행복페이대구행복페이


지자체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화폐를 앞다퉈 발행하면서 재정 부담에 내몰리고 있다. 전 국민 재원지원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올 1분기 8% 수준이었던 국비 지원율이 최근 6%로 줄어들었고 하반기에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여 지자체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대부분의 시·군이 예산내에서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안정적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했다. 하지만 올 들어 지역화폐를 발행 중인 도내 28개 지자체의 인센티브 예산 규모는 약 2,300억 원이었고 이 중 70% 이상이 상반기에 소진됐다. 8개 시·군은 지역화폐 인센티브 충전 한도액을 최대 절반으로 줄였다.

광명시는 인센티브 지급으로 편성된 예산 55억 원이 바닥을 드러내자 연초부터 적용해온 충전한도 100만 원을 지난달부터 40만 원으로 대폭 줄였고 하남시도 인센티브 예산 102억5,000만 원을 대부분 소진하자 충전한도를 이달부터 100만 원에서10만 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광주시는 충전한도를 50만 원에서 지난달 20만 원으로 낮췄다가 이달부터는 예산 소진으로 아예 중단했다. 안산시도 지난 2월부터 한도를 6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낮췄다가 예산이 바닥나자 지난달부터 인센티브를 중단했다. 이들 지자체는 예산을 확보한 뒤 다음달부터 인센티드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지만 장담하기는 이르다.



대전시의 지역화폐인 ‘온통대전’도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올해 발행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5월 온통세일 기간 약 2주 동안 2,000억 원이 발행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시는 올해 당초 1조3,000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현 발행 추이를 감안하면 연내 2조 원 발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발행액이 늘어날수록 시비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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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온통대전 1조 원을 발행하며 국비 외에 300억 원 규모의 시비를 투입했다. 연말까지 2조 원이 발행되면 추가로 3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비 지원액이 36억 원 줄어들면서 시 재정에도 큰 압박이 되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 예산도 당초 569억 원에서 605억 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인천시 지역화폐 ‘인천e음’의 최근 3년 인센티브 예산은 총 6,093억여 원이다. 이 중 국비가 33%인 1,846여억 원, 시비가 67%인 4,247억 원에 이른다. 올해 전체 인센티브 예산 3,434억 원 중 국비 1,176억 원, 시비가 2,258억 원에 달해 재정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광주사랑카드’를 발행하는 광주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9년 3월부터 지역화폐를 발행한 광주시는 첫해 864억 원을 발행한 데 이어 2020년 8,641억 원, 올해는 지난달 말 기준 6,540억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 발행 예상액 9,000억 원 가운데 10% 할인판매를 위한 지원금이 8%에서 6%로 줄면서 재정 압박에 내몰리고 있다. 올해 광주사랑카드 9,000억원이 계획대로 발행되면 인센티브 900억 원 중 국비 660억 원에 시비 24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 형편이다.

지난해 3,275억원을 판매했던 울산시의 ‘울산페이’는 올해 당초 예산으로 3,000억 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모두 소진됐고 현재는 1,000억 원을 더 편성해 발행 중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추경으로 1,000억 원을 더 편성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시는 여전히 할인율 10%를 유지할 방침이어 국비 매칭을 통해 100억 원(국비 60억 원, 시비 4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부산시는 지난해 지역화폐 ‘동백전’을 1조2,000억 원 규모로 발행했으나 인센티브 소요 금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자 인센티브 지급 한도와 비율을 낮췄다. 이후 100억 원의 긴급 추가 예산을 편성했지만 추가 예산까지 소진되면서 결국 인센티브를 중단했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지역화폐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지급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재정상 인센티브 예산을 무한정 확대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극심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은 물론 시민들이 숨통을 틀 수 있도록 지역화폐 운영에 적극 대처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윤 기자 .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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