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도 장악한 현대차 '日 아성' 동남아 노린다

현대차그룹 인도 점유율 21.42%

알카자르 등 SUV인기...수입차 1위

베트남 제외 아세안서 日에 뒤처져

인니서 전기차 생산해 무관세 활용

中 부진 만회·동남아 공략 총력전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인도와 동남아 시장 개척을 통해 만회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전통의 강자’인 일본을 넘어 수입차 선두를 기록한 가운데 전기차로 시장 판도가 바뀌는 것을 대비해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모습이다.



8일 업계와 인도 자동차 전문 매체 러시레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21.42%로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총 4만 8,042대를 판매해 16.32%를 기록했고 기아가 1만 5,016대로 5.1% 점유율을 보였다. 선두인 마루티스즈키(인도 마루티와 일본 스즈키의 합작사)를 제외하면 판매량 1위로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제일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다. 판매량 상승의 비결은 현대차가 올 6월 인도 시장에 내놓은 전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알카자르’로 꼽힌다. 해당 모델은 지난달에만 6,000대가량 판매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알카자르 외에도 현대차는 또 다른 전략 모델인 크레타 등 SUV가 인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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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은 현대차보다 적지만 기아 역시 인도 시장에서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 인도 법인은 최근 인도 진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 대를 돌파했다. 이는 현지 진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기아는 지난해 7월 10만 대 판매를 시작으로 올해 1월 20만 대 판매를 17개월 만에 달성한 바 있다. 기아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SUV에서 강점을 보이는데 대표 소형 SUV ‘셀토스’가 브랜드 내 66% 점유율을 차지하며 기록 경신에 기여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외에도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판매를 확대해 일본 브랜드들이 오래 장악해온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서 수입차 선두를 노리는 중이다. 지난 상반기 현대차는 베트남 시장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베트남 현지 판매 법인을 출범시키면서 시장 개척에 노력한 결과다. 다만 베트남을 제외하면 아세안 지역에서는 아직 일본 차의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동남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90%를 훌쩍 넘긴 반면 현대차는 1%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에서 현대차는 ‘전기차’를 통한 도약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를 만들어 아세안 전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짓기로 함에 따라 원자재 공급부터 제조, 나아가 완성차 생산까지 드는 비용과 시간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지역 내 생산 부품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현대차는 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인도와 동남아 시장 개척에 집중하는 것은 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상반기 중국에서 총 24만 9,23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7만 9,403대)와 비교하면 10.8% 감소한 기록이다. 코로나19 보복 소비 여파에 올해 상반기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9% 성장했지만 현대차는 역성장의 쓴맛을 봤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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