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연가까지 냈는데 못 봤다"…매물난에 전국이 아우성

양도세 강화에 집주인 매물 회수

서울 아파트 매물 4만개도 안돼

집 보러 가는 도중에 '거래 완료'

매수우위지수 5주 연속 상승세


“연가 내고 매물을 보러 가는 도중에 계약됐다는 중개사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웃돈을 주고서라도 집을 사야 하는 것 아닌지 조바심이 듭니다”

양도세 강화 등 정부가 쏟아낸 각종 규제에 매물난이 심화하고 있다. 매물을 보러 가는 와중 거래가 완료되거나 계약을 앞두고 호가를 올려버리는 등 매도자 우위 시장이 전개되는 가운데 조바심을 느낀 실수요자들의 ‘패닉 바잉’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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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3만 9,031개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 매물 또한 각각 6만 197개, 1만 986개로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 6월부터 본격 시행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에 따라 집주인들이 대거 매물을 거뒀기 때문이다. 여기에 규제 강화로 누더기가 된 세법에 세무사까지도 상담을 포기하면서 집주인들이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양도소득세를 잘못 신고해 ‘세금 폭탄’을 맞을까 두려워한 집주인들이 팔려 했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사례가 꽤 된다”며 “정부 규제로 매물이 없어져 중개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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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매매·전세 가리지 않고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심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107.2로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경기도와 인천은 121.4, 117.7을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적으로 완연한 매도자 우위 시장이 전개되는 모습이다.

전세 시장 또한 수급지수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서울이 184.7로 전주(173.8) 대비 10.9포인트 상승했다. 경기도는 175.7을 기록했다. 인천은 193.7로 지난해 11월 ‘전세 대란’ 시기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물건이 나오면 여러 팀이 줄지어 집을 보는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전세 매물을 보러 갔는데 4팀이 동시에 방문했다”고 말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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