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읽기 좋은데 보기도 좋은…요즘 전집·특별판

민음사 '레 미제라블' 합본 출간

'벽돌 책'을 벨벳 코팅 리디자인

열린책들 선뵌 '세계문학 중단편'

현대적 감각 표지·가성비에 입소문

민음사의 ‘레 미제라블’민음사의 ‘레 미제라블’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속담이 출판가를 움직이고 있다. 너무 길어 부담스럽거나 오래된 작품이라는 이유로 독자들이 선뜻 손을 내밀지 않았던 문학 작품들을 세련된 표지 디자인과 ‘요즘’ 독자들에게 익숙한 행간·폰트로 새롭게 꾸민 특별판, 전집 등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외부 활동이 제한되는 팬데믹 기간에 ‘끝장 독서’에 도전할 수 있는 데다 장서 효과까지 덤으로 누릴 수 있어 독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9일 출판계에 따르면 민음사는 최근 프랑스 문학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합본 특별판을 내놓았다. 다섯 권으로 출간됐던 기존 책을 두 권으로 구성했다. 총 2,124쪽의 ‘벽돌 책’이지만 벨벳 코팅에 각양장 커버, 작가의 초상을 담은 하드 케이스 등이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책을 하나의 예술적 오브제로 보고, 마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독자들에게 보여주려 시도했다는 게 출판사 측 설명이다.

이번 특별판은 ‘레 미제라블’ 출간 160주년 기념판이기도 하다. ‘레 미제라블’은 1862년 프랑스에 처음 출판되자마자 폭발적 인기를 누렸고, 현재까지 프랑스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열린책들의 세계문학중단편 ‘NOON’ 세트.열린책들의 세계문학중단편 ‘NOON’ 세트.



열린책들이 이달 초 창립 35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세계문학 중단편 특별판 세트’는 문학 독자들 사이에서 가성비가 좋은 전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소설·시·희곡 부문 10위 권에 입성했다. 정오와 자정을 각각 뜻하는 ‘눈(NOON)’과 ‘미드나이트(MIDNIGHT)’ 세트로 구성돼 있으며, 눈 세트에는 밝고 서정적인 작품 10편을, 미드나이트 세트에는 어둡고 강렬한 작품 10편을 선정했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는 눈 세트에,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미드나이트 세트에 포함하는 식이다. 열린책들 관계자는 “고전의 품격을 드러내면서도 고루하지 않은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을 목표로 했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적인 명작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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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만드는지식의 ‘일본명단편선’지식을만드는지식의 ‘일본명단편선’


출판사 지식을만드는지식은 일본 명단편선을 총 10권 한 세트로 묶어 냈다. 시기나 작가별로 편집한 게 아니라 인생, 재난, 근대, 동물, 광기, 남녀, 계절, 일상, 허무, 구원 등 일본 문학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주제를 기준으로 펴낸 점이 눈에 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 다니자키 준이치로 등 한국에 널리 알려진 작가들 외에 가지이 모토지로, 니이미 난키치 등 다소 생소한 작가들의 명작도 포함돼 있다. 재일 한국인 작가 김사량의 작품도 담겨 있다. 출판사 관계자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번역은 원문에 충실하되 한국어로 읽히는 가독성도 고려했다”며 “그러면서도 원문에 없는 어휘를 집어 넣어 가독성만 노리는 세태와는 선을 긋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국수출판사 ‘박상륭 전집’국수출판사 ‘박상륭 전집’


국내 관념 소설 분야 대표 작가 박상륭의 작품을 집대성한 전집도 나왔다. 타계 4주기를 맞아 국수출판사가 내놓은 전집은 총 4권 구성으로, 죽음을 통한 구원을 주제로 자신 만의 문학 세계를 탄탄히 구축했던 작가의 모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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