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세계적인 백신 부족을 이유로 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만류에도 자국 내 ‘부스터샷(3차 접종)’ 강행을 시사했다. 뿐만 아니라 이르면 이달 내로 전망되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코로나19 백신 공식 승인을 기점으로 미국 곳곳의 백신 의무화 조치를 장려할 방침이다. 선진국들의 잇따른 백신 접종 확대로 ‘글로벌 백신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8일(현지 시간) 미 NBC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 백신을 맞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보호 효과가 약화한다는 점을 데이터로 확인했다”며 “특히 면역 체계가 약한 노인들은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자라도 부스터샷을 반드시 맞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WHO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백신 불균형을 우려해 각국에 부스터샷 접종을 적어도 내달 말까지는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보건 참모인 파우치 소장이 자국 내 부스터샷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고 나선 것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델타 변이가 폭증함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하루 평균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주 10만명을 넘었으며, 이는 지난 6월 1만명대에서 10배나 급증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이날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FDA가 현재 긴급사용만 승인된 코로나19 백신들을 완전히 승인하기만 하면 미국 전역의 기업과 학교에 백신 의무화 조치가 ‘홍수처럼’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코로나 확산 탓에 연방 정부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민간이 알아서 백신 의무화에 나서리라는 것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매사추세츠주의 한 섬에서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 ‘환갑 잔치’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고 춤을 추는 영상이 SNS를 타고 유포되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