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두발로 뛰는 방법을 스스로 습득해 5㎞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오리건 주립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이족 보행 로봇 ‘캐시’(Cassie)가 최근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자갈길과 인도, 들판 등 5㎞ 거리를 53분 만에 완주했다. 캐시는 타조처럼 구부러진 무릎을 가졌으며, 머신러닝의 일종으로 학습의 깊이를 더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강화 알고리즘을 통해 달리기를 독학했다. 캐시는 이 기술을 이용한 첫 2조 보행 로봇으로 기록됐다.
이번 실험은 로봇이 인간과 비슷한 두 다리를 사용해 여러 야외 지형을 안정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큰 학문적 성과를 남겼다. 특히 과학자들이 다리를 이용한 보행 방식을 밝혀내지 못했던 것과 비교해 캐시는 스스로 학습을 통해 야외 지형 5㎞를 두 다리로 달렸기 때문에 더 역사적인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리건 주립대 측은 이번 실험이 인간과 로봇이 함께 걷는 미래를 위한 길을 열어줬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조나단 허스트 교수는 “머지않은 미래에 모든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로봇과 함께 일할 것”이라며 “로봇들은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스트 교수는 “이번 (실험을 통한) 돌파구는 매우 흥분되고 놀랍다”며 “오리건 주립대 공과대학 다이내믹 로보틱스 연구실 학생들은 생체역학과 기존 로봇 제어 접근법의 전문 지식을 새로운 머신 러닝과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접근 방식은 동물과 같은 수준의 성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리건 주립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달리기는 위치를 바꾸거나 움직이는 동안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역동적인 균형감이 필요하다”며 “캐시는 이동 중에도 똑바로 설 수 있는 무한히 미세한 조정법을 학습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캐시 같은 두발 로봇이 택배와 같은 물류 업무 외에도 집안에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지능과 안전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16개월간 100만 달러(11억원)를 지원해 이뤄졌다. 뉴욕포스트는 DARPA의 주된 목적이 군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캐시가 일상생활 외에 군사적 목적으로도 사용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