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시작한다. 이번 임상 3상은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번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백신은 ‘단백질 재조합’ 플랫폼으로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GSK의 면역증강제 기술을 활용한 후보 물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10일 발표한 1·2상 초기 분석 결과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80명에 투여한 투약군 전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되는 등 효능이 확인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같은 중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최종 승인 받았다. 이번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은 전세계적으로 약 3만~4만 여 명의 인원이 동원돼야 하는 기존 임상 3상과 달리 4,000여 명의 피험자에게만 투여해 이미 허가받은 대조백신과 면역원성을 비교하는 ‘비교 임상’ 방식으로 진행해 기간을 기존 방식에 비해 크게 단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 비교 임상은 이미 허가된 백신과 비교해 효과를 입증하는 방식으로 대조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이 선정됐다. AZ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GBP510의 플랫폼인 ‘합성항원’과는 플랫폼이 다르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현재 허가된 합성항원 코로나19 백신이 없고, 플랫폼이 달라도 백신의 방어효과와 높은 상관성을 지닌 중화항체가를 비교해 백신의 방어효과를 추정 가능함을 고려해 AZ백신을 대조백신으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비교 임상을 허가받은 프랑스 발네바의 백신도 플랫폼은 사백신이지만 대조군은 AZ 백신을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임상 피험자를 모집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비교임상 방식이 적용되면 임상 비용은 물론 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체 시험 대상자는 3,990명이며 시험 백신에 3,000명, 대조 백신에 990명이 투입된다. 임상 3상은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동유럽 등에서도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수행한다. 아울러 올해 안에 이 플랫폼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GBP510 개발이 완료되면 백신 플랫폼으로 확보해 어떤 변이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안전성과 효과성이 담보된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안정적인 임상 중간결과가 도출되면 선구매를 통해 내년 백신 수급 안정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GBP510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국산 백신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생산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변이바이러스 등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아직 국산 백신에 대한 선구매 계약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임상 2상 중간결과 도출 및 임상3상 시험계획 승인 시 면역원성, 안전성, 성공 가능성 등에 대한 전문가 자문을 거쳐 선구매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