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자유 준다더니…인터넷에 관리 당했다

■기계,권력,사회

박승일 지음, 사월의책 펴냄






지난 2018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KT 아현지사 지하에 화재가 발생해 통신시스템 상당 부분이 불탔다. 화재 자체는 단순해 보였으나 순식간에 서울 강북과 고양시 일부의 통신망이 일시 중단됐고 은행·신용카드·교통체계와 의료시스템까지 혼란이 이어졌다. 통신과 인터넷에 대한 현대인의 의존도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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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접근성의 자유를 제공하며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소통을 가능하게 한 ‘인터넷’은 어느새 ‘권력’이 됐다. 조지 오웰이 우려하던 ‘감시’ 사회를 넘어 감시당하는지 조차 깨닫지 못하는 ‘관리’ 사회가 구축되고 있다. 서강대 미디어융합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저자는 이 같은 주장을 펴는 책 ‘기계,권력,사회’의 부제를 ‘인터넷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로 잡았다.

또 하나의 가까운 사례가 있다. 지난해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에 접어들자 정부는 해당 지역의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 기록 분석을 통해 검문·도청 없이도 집회참가자를 추적해 냈다. 저자는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매개 환경’이 ‘권력’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지적한다. 빅데이터,알고리즘,사물인터넷 등의 새로운 정보 환경은 생각과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어내기에 권력 효과와 유사하다. 특히 ‘매개 환경’은 감시하는 권력이 아니라 자유를 부여한 ‘교묘한’ 관리 방식이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게 주목해야 한다. 2만2,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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