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다이어트,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식욕의 과학

앤드루 젠킨슨 지음, 현암사 펴냄





주위를 둘러보면 셋 중 한 명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들에게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면 체중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의지 만으로 해결되는 일이라면 왜 많은 사람들이 번번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걸까.

책 '식욕의 과학'은 이런 의문점에서 출발한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 의사인 저자 앤드루 젠킨슨 박사는 직접 만난 환자들의 사례와 최신 연구를 통해 식욕과 신진대사, 체중을 건강하게 줄이는 법을 제시한다. 책은 일반적인 다이어트 서적이 아니라 현대 식생활이 어떻게 우리를 건강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지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우리 몸이 체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부터 알아보자. 사람들은 통상 깨어 있는 동안의 활동량에 따라 소모되는 에너지 양이 크게 좌우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람은 온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평소의 70%에 달하는 에너지를 소비한다. 숨 쉬고, 심장이 뛰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 즉 기초대사율 때문이다. 먹지 않고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효과가 미미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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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실은 1960년대 미국 과학자 이선 심스 연구팀의 비만 연구에서 잘 드러난다. 연구팀은 교도소 수감자들을 상대로 3개월 간 일일 섭취 열량을 최대 4배 가량 늘리는 실험을 통해 인체가 스스로 과식 환경에 맞춰 에너지를 더 많이 연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지어 일부 수감자들은 기초대사율이 크게 높아져 체중이 전혀 증가하지 않기도 했다.

반면 덜 먹는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인체의 정상적인 대사 기능에 따라 살이 더 찔 수 밖에 없다고 책은 지적한다. 굶어서 억지로 체중을 빼려고 하면 대사 활동은 느려지고, 식욕 호르몬은 더욱 허기짐을 느끼게 한다. 그렇게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려면 더 공격적이고 혹독하게 몸을 움직여야 한다. 다이어트 후 흔히 요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을 빼야 할까. 저자는 식습관과 생활 방식의 변화를 권한다. 직접 조리한 양질의 음식을 먹고, 일주일에 한두 번 꾸준히 운동을 하기만 하면 먹는 음식의 칼로리를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체중이 극적으로 줄지는 않지만 체내 체중 설정값이 낮아져 몸무게가 서서히 줄어들고, 살이 빠진 후에도 극심한 허기를 느끼거나 대사율이 낮아지지 않아 수월하게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몸과 우리를 지배하는 식욕에 대해 제대로 알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야 한다고 제안한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2만원.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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