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익 신임 국립외교원장이 12일 한반도 내 긴장감을 유발하는 북한의 행보에 “아주 교묘한 북한의 남남 갈등 유도 전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참수 훈련’이나 ‘안정화 작전’ 등 한미연합훈련으로 미사일 도발에 맞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까지 연합훈련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었는데 돌연 대북 강경 대응으로 선회한 것이다.
홍 원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해 “우리가 더 호의를 보일 필요는 없다”며 “단호하게 나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단절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연일 비난하는 데 대해 “한미 간 아무리 유대가 좋아도 국익이 (매번)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북한이 시도 때도 없이 그 틈새를 파고들어 한미 간에 이간하고, 또 국내에서는 여야 간 의견 차를 이용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홍 원장은 대북 강경책의 장점도 설파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목함지뢰 사건’처럼 한미 공조와 중국의 외교적 협력 그리고 국민들의 총화 단결로 똘똘 뭉친 태세를 보여주니까 북한이 결국 사과했다”고 언급했다. 우리 군은 지난 2015년 경기도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부사관 2명이 다리를 잃는 등 피해를 겪은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홍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홍 원장은 각종 신문 기고 등을 통해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고 호혜적인 남북 경협 진흥으로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10일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한미훈련을 반드시 항상 할 필요는 없다”며 “상대방의 적대감을 줄이도록 하는 것 자체도 평화”라고 발언했었다. 외교를 통한 대북 정책 해법을 중시하던 입장에서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홍 원장은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한미연합훈련 자제’를 언급했던 것에 대해 이날 보충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는 “도발을 막고 훈련은 훈련대로 하면서 남북 간에 화해 협력도 가고 한미 공조도 가자는 측면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홍 원장은 5일 청와대로부터 신임 국립외교원장에 임명돼 이날 임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