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매물 60개→700개로…자영업자 환란 때보다 줄었다

■ 줄폐업 트리거 된 4단계

점포매물 이달만 1,219개 '엑소더스'

코로나 2년, 문닫은 가게 11배 폭증

거리두기 강화 땐 '상권붕괴' 우려도






1년을 넘긴 코로나19 사태에도 빚으로 버텨내던 자영업자들이 점포 매물을 무더기로 쏟아내며 ‘줄폐업’ 수순에 돌입했다. 특히 거리 두기 4단계 시행이 ‘자영업자 엑소더스’의 트리거가 됐다. 여기에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부가 ‘거리 두기 4단계+α’ 카드를 꺼낼 조짐을 보이자 권리금을 포기하면서까지 ‘패닉 매물’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리 두기 단계가 강화될 경우 자영업 붕괴가 상권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12일 국내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아프니까사장이다’의 점포 매물 등록 현황에 따르면 8월 들어 이날 오전까지 올라온 매물은 1,219개다. 하루에 101개씩 점포 매물이 나오는 셈으로 이 속도라면 이달 안에 매물만 3,000개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확진자가 폭증할 것이라는 예상에 자영업자들이 패닉 매물을 쏟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자영업자 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보다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자영업자 수보다 코로나19 기간 자영업자 수가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2분기 자영업자는 566만 명이었는데 올 2분기에는 557만 명으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숫자가 줄었다. 또 고용인이 있는 자영업자의 비중도 1998년 24.8%였지만 지난달에는 22.9%에 불과했다. ‘알바’를 고용하지 않는 ‘나 홀로 사장님’의 비중이 IMF 때보다 높은 것이다.

실제로 문을 닫은 자영업자는 코로나19 발생 2년 차를 맞아 11배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8월 매물은 264개였지만 지난해 8월에는 1,363개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이후 1년 동안 일부 영업 제한, 집합 금지 대상 자영업자의 영업 포기 사례가 꾸준히 증가했고 거리 두기 4단계 시행 이후에는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장사를 할수록 빚이 늘어나다 보니 권리금까지 포기하고 있다. ‘아프니까사장이다’에 올라온 점포 매물 중 5~6%는 권리금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은 고용인을 줄이고 빚으로 겨우 연명하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영업 제한으로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 당국은 자영업 문제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아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호현 기자·김동현 기자·이재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