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밀레니얼도 벌써 '과장님'… Z세대 통해 미래를 보라

■결국 Z세대가 세상을 지배한다

김용섭 지음, 퍼블리온 펴냄

'MZ세대'는 기성세대 편의주의 발상

현재 사회 변화는 '코어 MZ'가 주도

메타버스도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공정'은 '정의'가 아닌 '생존'의 문제

"그들이 중심되면 세상 질서 달라질 것"





올 들어 세간에서 가장 많이 회자 되는 용어를 꼽으라면 ‘MZ세대’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MZ세대는 1982년에서 1996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와 1997년에서 2012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Generation Z)를 합친 세대 구분 용어다. MZ세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그들의 정치 성향과 소비 특징, 선호 문화 등 그들을 분석하려는 시도는 벌써 수 년째 각계 각층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MZ세대라는 말 속에서 곧 마흔이 되는 대기업 과장급과 초등학교 3학년이 같은 세대로 묶여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순간 모두가 당황하게 된다. 최대 30년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이들을 한 그룹으로 규정 짓고 유사점을 찾아 내려는 시도가 과연 적절한 것일까? 강산이 서너 번은 바뀌었을 정도로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이들을 왜 세상은 한 데 묶는 걸까?

신간 ‘결국 Z세대가 세상을 지배한다’를 쓴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역시 이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접근한다. MZ세대는 기성 세대의 편의주의적 세대 구분이요,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세상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물이라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요즘 젊은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세대였다. 1995년 여름엔 X세대의 노출 패션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연합뉴스'요즘 젊은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세대였다. 1995년 여름엔 X세대의 노출 패션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연합뉴스



저자가 세대 분석의 유효성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요즘 어린애들’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존재했고, 때가 되면 이들이 항상 세상을 주도했다는 점을 강하게 긍정한다. 이는 침묵 세대, 베이비붐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 그리고 다음에 올 알파 세대까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결국 언젠가 세상을 주도할 세대에 대해 기성 세대가 미리 관심을 갖고 이들이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잘 만들어줘야 모든 세대를 위한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진다는 것은 지당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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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에서 연령 스펙트럼이 너무 넓은 현재 MZ세대를 조금 더 세분화했다. 과거에는 20년 단위라도 세대 내 동질감과 유사성이 존재했지만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은 더 짧은 기간을 한 세대로 봐야 한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이에 따라 저자는 밀레니얼 세대를 전기(1982~1989년생)와 후기(1990~1996년생)로 구분하고, 마찬가지로 Z세대도 전기(1997~2003년생)와 후기(2004~2012년생)으로 나눈다. 이 중에서 이미 X세대에 어느 정도 동화 된 ‘전기 밀레니얼 세대’와 아직 어린 ‘후기 Z세대’를 제외한 중간의 1990~2003년생을 ‘코어 MZ세대’라 부르면서 이들이야말로 요즘 세상을 흔들고 있는 젊은 세대라고 말한다.

팬데믹 상황과 맞물려 Z세대의 놀이터가 된 메타버스 '제페토'.팬데믹 상황과 맞물려 Z세대의 놀이터가 된 메타버스 '제페토'.


코어 MZ세대가 기존 질서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면 Z세대는 완전히 새로운 질서를 가져올 세대다. 이들에게 ‘공정’은 정의가 아니라 생존이다. 그러니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이들에게는 자신이 겪는 부당함이나 차별을 참지 않는 것이 ‘공정’이다. 가장 개인주의적이고 가장 자본주의적이다. 최근 일부 대기업에서 입사 4년 차가 성과급 지급 방식에 대해 경영진에 문제를 제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코어MZ세대가 시작한 이 같은 방식의 문제 제기는 Z세대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또 성 정체성이나 인종, 국적 다양성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LGBT 중 양성애자라고 답한 비율이 이전 세대에 비해 Z세대가 월등히 높다. 젠더, 윤리, 환경 등의 가치도 적극 수용한다. 이들은 로봇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첫 세대이기도 하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메타버스에도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이다.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데도 적극적이어서, SNS 등을 통해 개인의 목소리를 낼 뿐 아니라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어 쉽게 결집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정치 세력화할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고 Z세대가 긍정적 특징만 가진 것은 아니다. 혐오의 목소리를 쉽게 내고, 과거 세대보다 강력 범죄율이 높은 점 등은 기성 세대가 미리 교육하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저자의 말처럼 어떤 세대든지 각자 알아서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세대는 시대를 설명하는 하나의 장치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다음 세대, 즉 Z세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미래 사회를 주도할 핵심 권력이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X세대를, X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이상한 요즘 애들’ 정도로 하찮게 보거나 견제했던 것과 다르게 Z세대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이끌어준다면 더 나은 미래를 모두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1만8,000원.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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