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악관, OPEC+에 증산 촉구…美 물가관리 나섰나

설리번 보좌관 이례적 성명

세계경제 회복 앞세웠지만

속내는 국내 휘발유값 안정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백악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원유 생산량을 늘리라고 요구했다. 이례적인 이번 요구의 명분은 세계경제 회복이지만 속내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 관리를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OPEC의 감산 완화 계획은 지금이 세계경제 회복에 중요한 시점임을 감안하면 불충분하다”며 증산을 촉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JS) 등 외신이 보도했다.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회원국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줄어든 수요에 맞춰 하루 1,000만 배럴 감산을 단행했다. 올 들어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달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감산을 완화하기로 했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게 백악관의 판단이다. 실제로 현재 국제 원유 가격은 올 초에 비해 3분의 1 이상 올라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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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번 요구는 자국의 물가 상승률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매달 큰 폭으로 올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데 CPI에는 휘발유 가격 상승분도 반영돼 있다.

실제로 미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서 팔리는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19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50센트 이상 올랐다. 월별 상승률로 봤을 때도 6월에 전월 대비 2.5% 오른 데 이어 7월은 6월보다 2.4% 추가 상승했다. 이 같은 휘발유 값 오름세가 5월부터 3개월 연속 5%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을 기록한 CPI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높은 휘발유 가격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요소이기도 하다. 자가운전이 일상인 미국에서 휘발유 값 인상은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는 뜻이어서 소비 위축과 경제성장 둔화가 뒤따르게 된다. 휘발유 값이 크게 오르면 인플레이션율은 증가하지만 실제 바닥 경기는 오히려 나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로이터통신은 “이례적인 이번 요구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을 누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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