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반도체 투톱 '연중 최저가' 추락…개미 6일새 6조 날렸다

삼성전자 1.9% 하락 7만7,000원

하이닉스 4.7%↓ 10만500원 마감

외인 각각 1.7조, 8,400억 매도

코스피 0.38%↓ 3,208까지 밀려

"K반도체 부정적 전망 과도" 지적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로 6거래일 연속 하락해 올 들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증권가는 두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낮아진 만큼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연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산업인 반도체가 휘청이면서 코스피 역시 6거래일 연속 하락해 3,200 선마저 내줄 수 있는 상황까지 내려앉았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전날에 비해 1.91%(1,500원), 4.74%(5,000원) 내린 7만 7,000원, 10만 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모두 올 들어 가장 낮은 주가로 거래를 마친 셈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장 중 9만 9,800원(-5.40%)까지 내려앉으며 10만 원 선이 깨졌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0만 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국내 시가총액 1·2위 기업의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코스피지수도 이날 전일에 비해 0.38% 하락한 3,208.38까지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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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의 주가는 이달 들어 극심한 변동률을 보였다. D램 가격의 추이로 드러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이 크게 엇갈리며 외국인 수급이 춤을 춘 탓이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D램 가격이 최소 4분기까지는 견고하게 유지되리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됐고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들어 26조 원 이상 팔아 치운 외국인의 매수세가 살아나며 이달 2~4일 1조 원 넘는 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5% 가까이 뜀박질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PC용 D램 현물가격이 이번 주 들어 휘청이자 분위기는 정반대로 급변했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지난 4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4분기까지 긍정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비중 확대(Overweight)’를 권하더니 약 일주일 만인 이날 ‘메모리-겨울이 오는 중’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며 ‘비중 축소’로 말을 바꿨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목표 주가를 15만 6,000원으로 올렸다가 8만 원으로 반 토막 내며 “하락 구간에서는 밸류에이션을 따질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5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3조 3,260억 원, 1조 8,406억 원어치씩 팔아 치웠고 이 기간 두 회사의 주가는 7.12%, 16.9% 내려앉았다. 모건스탠리의 ‘비중 축소’ 의견이 나온 이날은 매도세가 더 거세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 6,989억 원, 8,442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1조 8,760억 원 규모였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이를 뛰어넘는 2조 5,000억 원 이상을 팔아 치운 셈이다.

외국인 수급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률이 커지자 개인투자자들의 근심은 커지는 모습이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0억 주 이상(지분율 약 17.7%)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가 1,000원 오르내릴 때마다 1조 원이 움직이게 된다. 실제 이날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의 총액 규모는 81조 7,000억 원으로 추정돼 4일(약 87조 8,000억 원)에 비해 6조 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나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다운사이클(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며 두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낮아졌기에 더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과거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는 만큼 10만 원 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D램 재고는 현재 5~6일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기에 (D램 값의) 하락세는 짧고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기적 사이클은 하락하더라도 중장기 업황은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너무 싸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PC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이지만 서버용 수요 증가로 서버 D램 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는 의견을 내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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