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메모리 겨울 온다” 민관 총력전으로 반도체 강국 지켜야


반도체 장기 호황이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13일에도 큰 폭의 내림세를 이어갔고 미국 마이크론 역시 12일 6% 넘게 급락하는 등 메모리 시장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출렁거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반도체 산업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의 특수를 누리며 슈퍼사이클을 그렸다. 하지만 호황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PC용 D램 고정 거래 가격이 최대 5%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의 수혜가 줄어드는 데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가 과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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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환경도 낙관적이지 않다. 메모리 분야는 일부 첨단 공정 기술 양산 시기에서 마이크론에 추월당했고 비메모리인 파운드리(위탁 생산)는 대만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미국·중국은 물론 일본·유럽연합(EU)까지 정부가 전면에 나서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천문학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고난의 골짜기를 건널 방법은 단 하나다. 압도적 기술로 주력인 메모리의 경쟁력을 키우고 비메모리에서는 끈질기게 추격전을 벌이는 것이다. 이는 기업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과 손잡고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우선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을 키우기 위한 ‘국가핵심전략산업특별법’의 지원 수준을 대폭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세제와 규제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국들보다 뒤지지 않을 지원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재 양성이다. 말로만 ‘반도체 코리아’를 외칠 뿐 석·박사 인력은 수요에 비해 30%나 모자라고 현장 인력도 태부족이다. 그런데도 낡은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를 없앨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첨단산업은 하루하루가 기술 경쟁의 연속이다. 반도체 산업을 주름잡던 일본이 한순간에 주도권을 잃어버린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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