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치적 입지 줄어든 安, 대선 막판 '캐스팅 보트' 모색

국민의힘과 합당 논의 중단 선언

양당 통합 협상 4개월 만에 종료

"새로운 길 찾겠다" 독자출마 시사

김동연과 연대 가능성도 열어놔

대통합 판깨져 野대권구도 변수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7 재보궐선거 이후 추진되던 국민의힘과의 합당 논의를 중단한다고 16일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는 또 독자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제3 지대에서 정치 행보를 시작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놓았다. 안 대표가 윤석열 예비 후보와 최재형 예비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야권 내에서 입지가 축소되자 중도층을 규합해 막판 ‘캐스팅보트’ 역할로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서 멈추게 됐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며 합당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안 대표를 향해 “합당을 거스르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압박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이로써 4월 16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의 합당 결의로 추진된 양당의 통합 협상은 넉 달 만에 종료됐다.



주목할 대목은 안 대표가 협상 불발 선언과 함께 내비친 대권 도전 의사다. 그는 이에 대해 “향후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동시에 “정권 교체가 과거 기득권 양당이 반복해온 적대적 대결 정치의 도돌이표가 돼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당은 실용적 중도정당이다. 새로운 변화의 길을 찾겠다”고 말해 대선 출마의 길도 열어놓았다. 다만 안 대표는 합당 결렬 선언의 배경으로 국민의힘을 꼽았다. 그는 “야권 지지층 확대를 가장 중요한 통합의 원칙이라고 강조해왔다”며 합당 불발의 주요 원인이 외연 확장의 한계를 보이는 국민의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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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의 판이 깨지면서 야권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각각 후보를 뽑고 내년 대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내년 선거를 양대 진영의 대결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인데 안 대표가 중도 진영을 키우면 부담이 커진다”며 “중도 지지세를 모아서 대선 직전에 단일화하면 몸값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18대 대선은 범야권(51.6%)과 범여권(48%)이 3.6%포인트, 19대 대선은 각각 52.2%(홍준표·안철수·유승민), 47.2%(문재인·심상정)로 약 5%포인트의 득표율 격차를 보였다. 안 대표가 중도층을 결집해 대선 주자로서 5% 수준의 지지율만 얻어도 대선의 판도를 좌우할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안 대표 역시 이 같은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제3 지대에 있는 김 전 부총리에 대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어떤 분이든 만나서 의논할 자세가 돼 있다”며 연대 의사를 드러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독배(毒杯)를 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막이 오르면 관심이 제1 야당으로 집중되고 제3 지대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최 예비 후보가 모두 입당하면서 야권 대선 플랫폼이 국민의힘이 됐다”며 “막상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 (제3 지대는) 경쟁 구도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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