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사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기업인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으로 나타났다. 퇴직금을 포함해 302억 원을 지급받았다. 현직 임직원 중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94억 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했다.
주요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약 80억 원,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65억 8,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경영에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년째 ‘무보수’를 이어갔다.
17일 국내 상장사들이 공시한 상반기 기업보고서에 따르면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에서 급여 4억 7,200만 원과 퇴직소득 297억 6,300만 원 등 총 302억 원 이상을 받았다. 앞서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10월 아들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고, 올해 3월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퇴직금 등 총 567억 4,900만 원을 받아 올해까지 최종 수령액은 약 870억 원이다.
이어 지난 3월 별세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은 총 214억 2,6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신춘호 회장은 농심과 농심홀딩스로부터 퇴직금 208억 2,800만 원이 지급됐다.
주요 대기업 오너 중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상반기 롯데지주 등 7개 계열사에서 총 79억 7,200만 원을 받아 가장 많은 보수를 기록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보수 65억 7,900만 원, 이재현 CJ그룹 회장 38억 5,000만 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38억 원, 구자열 LS그룹 회장 34억 9,900만 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2억 5,000만 원을 받았다.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에 따라 연봉 반납을 선언한 최태원 회장은 급여 없이 상여만 12억 5,000만 원을 수령했다.
지난 3월에 취업 제한이 풀리며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 회장은 한화·한화솔루션·한화건설 등 3개 계열사에서 총 30억 원을 받았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21억 9,800만 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7억 1,520만 원,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16억 3,000만 원을 받았다.
이 밖에 총수 일가에서는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26억 100만 원,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 21억 9,800만 원, 김동관 한화·한화솔루션 대표 18억 9,600만 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18억 7,200만 원,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16억 4,600만 원 등이었다.
가장 받은 보수를 받은 임직원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나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올해 상반기 급여 11억 2,200만 원, 상여 83억 1,800만 원 등 총 94억 4,200만 원을 받았다. 통신 업계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급여 9억 7,500만 원, 상여 21억 7,000만 원을 포함해 총 31억 4,500만 원을 수령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올해 3월 회장직을 내려놓은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퇴직금을 포함해 총 114억 7,7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금융권에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29억 1,300만 원으로 현역 경영자 중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27억 8,500만 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는 16억 8,051만 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