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악어가 갑작스레 조련사를 공격하자 관람객들이 수조에 뛰어들어 구조하는 영상이 화제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파충류·조류센터에서 근무하던 조련사 린제이 불(31)이 악어에게 먹이를 주려다 물렸지만 관람객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 회복 중이다.
해당 영상을 보면 당시 불은 평소처럼 악어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수조의 문을 열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악어는 불의 왼손을 강하게 물고 수조 안으로 끌어당겼다. 불은 물린 손을 빼내기 위해 악어의 입을 벌리려 했지만 혼자선 역부족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아이들은 공포에 질려 울기 시작했고 일부 관람객들은 아이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그리고선 관람객 중 한 명이었던 도니 와이즈먼은 도움을 요청하며 수조 안으로 몸을 던졌다.
와이즈먼은 재빨리 악어의 등위로 올라탔다. 악어가 움직여 불의 손이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다른 관람객이었던 토드 크리스토퍼도 와이즈먼을 도와 불이 무사히 탈출하는 것을 도왔다.
불은 자신의 다리로 악어의 목을 감싼채 침착하게 두 사람에게 수조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설명했다. 그리고선 악어의 입에서 손을 빼낸 불은 크리스토퍼의 도움을 받아 수조를 탈출했다.
와이즈먼은 불이 안전해질때까지 악어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는 불의 지시를 받아 악어을 제압한 뒤 재빨리 수조를 빠져나왔다. 와이즈먼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잠시 두려웠지만 (조련사가) 무사해서 다행이다"고 밝혔다. 와이즈먼의 아내는 페이스북에 당시 생일 파티 중이었음을 밝히며 "가장 멋지고 용감한 남편"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불은 간호 경력이 있는 크리스토퍼 아내의 도움으로 응급 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불은 손목과 손의 뼈가 부러지고 힘줄 손상을 입었다.
불은 어릴적부터 악어에 매료됐으며 3년 전부터 해당 센터에서 일했다. 그는 회복하면 다시 일터로 돌아갈 계획이다.
불은 “여러 번 해왔던 평범한 훈련과정이었다”면서도 “이런 동물들과 함께 있다 보면 무언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악어가 끌어당기는 힘을 반대로 이용하면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센터 소유주인 셰인 리친스는 “일반인들이 도움을 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들이 자발적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용기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다만 "악어를 비난하지는 말아달라"며 "위험한 부분도 교육적인 메시지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불을 위험에 빠뜨린 악어는 '다스게이터(Darthgator)'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길이는 2.6m 가량, 무게는 약 68kg의 몸집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