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새 학년도를 맞아 전국적으로 초·중·고교의 대면수업이 재개됐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학생·교사가 대거 격리에 들어가는 등 학교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 중 백신 접종률이 두 번째로 낮은 미시시피주에선 2만명이 넘는 학생이 코로나19에 노출돼 격리 중이다. 새 학기 시작 1주일 만에 전체 학생의 4.5%인 2만334명이 다시 집에 갇혀 지내게 된 셈이다.
이 주의 보건 책임자 토머스 돕스는 "우리는 분명히 지금까지 봐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최악의 지점에 있으며 이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의심의 여지 없이 우리는 큰 차이로 종전의 (확진자) 정점을 추월했고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했다.
미시시피주에선 18일 4,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으며 지난 16일에는 하루 사상 최대인 7,83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시시피대학 의료센터는 지난주 야전병원을 하나 지은 데 이어 최근 주차장에 두 번째 야전병원까지 마련했다. 몰려드는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다.
12일 개학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공립교육구에선 3,000명이 넘는 학생과 교직원이 격리 중인 상태다. 아울러 플로리다주에선 학생 4,600여명과 교사 1,500여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학생·교직원 1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격리 처분이 내려졌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에서 보고된 어린이 코로나19 감염자는 12만1,000여명에 달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았던 6월 말의 감염자 수와 견줘 14배 이상 많은 것이다.
하지만 학교가 대면수업을 재개한 만큼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이미 학교가 시작하기 전에 벌어진 일인데 지금은 학교가 문을 열고 있다"며 "이는 큰 촉진제가 될 것이다. 불행히도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 조치는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워싱턴주는 18일 공립 및 사립 초·중·고교의 모든 교사·교직원에게 고용 조건으로 10월 18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라고 요구했다. 또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주 정부 중 처음으로 지난 11일 교사·교직원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으며 수도 워싱턴DC도 비슷한 조치를 발표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하는 메릴랜드주도 18일 모든 요양시설·병원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 또는 정기적 검사 결과 제출을 의무화했다.
학교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플로리다·텍사스주는 산하 교육구들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플로리다주에선 18일 마이애미-데이드·힐즈버러·팜비치카운티 등 3개 교육구가 엄격한 마스크 의무화를 시행하기로 표결했다. 이에 앞서 브로워드·얼라추아카운티도 이미 마스크 의무화를 승인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4만893명으로 집계했다. 2주 전보다 47% 증가한 것이다. 입원 환자는 56% 늘어난 8만5,118명이 됐고, 하루 사망자도 97% 증가한 809명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