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예비 후보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난한 민영삼 국민통합특보를 즉각 해촉하면서 당내 갈등 봉합 시도에 나섰다. 그러나 당 선거관리위원장 인선에서 또다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면 갈등이 되레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홍준표·최재형 대선 예비 후보가 공방을 주고받는 등 주자들 간 네거티브도 가열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윤 후보 캠프 공보팀은 이날 언론에 보낸 공지문에서 “민 특보가 사의를 표명해왔다”며 “캠프에서는 이를 수용해 특보직에서 해촉했다”고 밝혔다. 이는 민 특보를 국민 통합과 외연 확장의 적임자로 영입한 지 나흘 만이다. 민 특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향해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 맘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든지 대표직 유지하며 대선 때까지 묵언수행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윤 후보가 민 특보를 전격 해촉한 것은 이 대표와의 갈등 소지를 조기에 제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캠프가 이 대표를 끌어내리고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부인했다. 윤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황당무계한 일”이라고 부인했다.
다만 오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임될 당 선관위원장을 두고 재차 갈등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를 포함한 각 캠프에서 선관위원장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울 가능성이 있어서다. 선관위원장은 이 대표가 지명하고 최고위가 의결한다. 후보로 김황식·정홍원 전 국무총리, 강창희 전 국회의장, 황우여·정병국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이 대표도 이 같은 갈등 재발 우려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선관위원장 인선과 관련, “머릿속에는 하실 수 있는 충분한 분이 다 있다”며 “다만 유승민계와 가장 거리가 먼 서병수 (전 경선준비위원장) 정도 되는 분을 (두고) 불공정 경선이라 할 정도면 보편적 사람에 대한 평가와 관련 있는 인선이 될까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네거티브도 가열되고 있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윤·최 후보를 두고 “대통령을 하겠다는 건지, 대통령 시보(試補)를 하겠다는 건지”라며 “참 딱하고 안타깝다”고 적었다. 최 후보에 대해 “계속되는 선거법 위반 시비로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 후보는 페이스북에 “당 대표를 했었고 지방선거 대패의 책임이 있는 분이 정치 경험이나 공부를 입에 올릴 처지는 아니라고 본다”며 “그동안 정치를 잘 해주셨으면 제가 이렇게 나설 일도 없었을 것”라며 날을 세웠다. 유승민 대선 예비 후보는 주자들을 향해 갈등 조장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당 대표를 흔들기 하는 세력들은 제발 그만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준석 대표 체제가 무너지면 대선은 보나마나 저희들이 이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