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폭 후유증으로 적응장애…법원 "가해자 부모도 배상 책임"

법원, 가해학생·부모 등 9명에 1,600만원 배상 명령

"미성년자여도 책임 져야…부모, 감독의무 소홀 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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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학교폭력을 당한 뒤 적응장애와 급성 스트레스로 후유증을 겪은 10대 피해자가 가해 학생과 그들의 부모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23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4단독 홍다선 판사는 학교폭력 피해자인 A(16)군과 그의 부모가 가해 학생 3명과 부모 등 9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홍 판사는 피고 9명이 A군과 그의 부모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 명목으로 총 1,600여 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지난해 6월 중학교 3학년이던 A군은 같은 학교에 다니던 B(16)군의 전화를 받고 공원으로 불려 나갔다. B군은 전화 통화에서 "네가 잘못했잖아. X 때리기 전에 오라고. 뛰어와"라고 윽박지르며 심한 욕설도 했다. A군은 하루 전에도 골목길에서 B군으로부터 맞았다. 자신의 친구인 여학생들을 두고 험담을 했다는 이유였다.



공원에 도착하니 B군은 여학생 3명과 함께 있었다. B군은 주변에 있던 걸레봉으로 A군의 엉덩이와 종아리를 툭툭 치면서 위협했고, 등에 올라타 무릎으로 어깨를 누른 채 폭행했다. 험담을 들었다는 한 여중생도 A군의 뺨을 4~5대가량 때렸고, 다른 여학생도 함께 뺨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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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A군은 경추 염좌와 귀통증으로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으며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다. 급성 스트레스 반응도 보였다. 인천 남부교육지원청은 지난해 7월 학교폭력 대책 심의위원회를 열고 B군에게 출석 정지 5일, 5시간 특별교육 이수, 서면사과 처분을 내렸다. 다른 여학생 3명은 6~8시간의 봉사활동과 4시간의 특별교육 이수 처분을 받았다.

학교 징계뿐 아니라 경찰 조사도 받은 이들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혐의로 검찰로 송치됐다. 이들은 형사처벌은 피했으나 가정법원으로 넘겨져 보호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B군의 괴롭힘은 학교 징계와 법원의 보호처분을 받고도 끝나지 않았다. 해가 바뀌어 고등학교로 진학한 A군은 올해 3월 B군으로부터 "'C군이 널 때려눕혔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

B군은 동네 놀이터로 A군과 C군을 불러내 싸움을 시켰다. 둘의 싸움을 휴대전화로 모두 찍은 그는 또래 7명이 있는 페이스북 단체 메시지 방에 해당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A군은 이 사건으로 또다시 적응장애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홍 판사는 "가해 학생들이 A군에게 한 행위는 불법"이라며 "당시 가해 학생들은 미성년자였지만 교육 수준 등을 보면 책임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스스로 불법 행위에 대한 부담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성년자가 능력이 있어 스스로 책임을 지더라도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도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며 "가해 학생들의 부모는 자녀가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지도해야 할 감독 의무가 있는데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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