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과 기아(000270)가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에서 막판 밀고 당기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앞서 임단협 타결을 이뤄낸 가운데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이 추석 연휴 전 협상에 성공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19일 올해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은 월 기본급 3만 원 인상, 격려금 450만 원, 창원공장 스파크·엔진 연장생산 검토 등 1차 잠정합의안의 골자를 유지한 가운데 일시금을 지급하는 시기를 조정했다. 앞서 노사는 1차 잠정합의안에 대해 지난달 26~27일 조합원 투표를 열었지만 51.15%가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이번 2차 잠정합의안도 부결될 경우 교섭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되면 이달 중에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투표 결과는 오는 24일 오후 나올 예정이다.
기아 노조도 이날 3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추가 교섭 진행과 파업 여부 등을 논의한다. 부분 파업 혹은 전면 파업이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쟁의행위가 현실화되면 기아는 10년 연속 파업을 이어가게 된다. 기아 노조는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사측은 주말을 앞둔 지난 20일 교섭에서 기본급 7만 5,000원 인상 등을 포함한 새로운 제시안을 내놓았지만 노조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9만 9,000원 인상 외에도 미래차 관련 별도 요구안으로 해외투자 철회 및 국내 공장 투자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작년 임단협을 마치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도 여름 휴가 기간 후 처음 지난 19일 교섭 테이블에 앉아 이번 주부터 교섭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단협 교섭까지 장기화 되면 완성차 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에 타결하려면 이번 주에 노사가 양보를 통해 사실상 교섭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