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모레 한은의 결정은?…채권전문가 67% "기준금리 동결할것"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속

美 테이퍼링 완화 가능성 제기

증권가 "금리인상 부담 커졌다"


이달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과연 기준금리를 인상할지를 두고 증권가에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주요 산업의 피크아웃 우려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며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년 9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기준금리 BMSI는 67.0’을 기록했다. 채권 전문가 100명 중 67명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것이다. 지난 17일 뉴질랜드가 깜짝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점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고융 수준을 회복한 데다 인플레이션도 목표 범위를 넘어선 수준이어서 블룸버그 컨센서스에서 24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21명이 인상을 했을 정도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결을 결정했고 회의록은 “경제 여건으로 보면 통화정책 부양 수준을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뉴질랜드 사례에서 보듯 코로나19 불확실성 완화가 확인돼야 기준금리 인상에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상황도 델타 변이 확산세가 변수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주 내내 2,000명선을 유지했고 결국 거리 두기 4단계 연장으로 이어졌다. 이번 주 들어서는 소폭 감소했지만 그래도 이달 23일에만 1,509명의 확진자가 추가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4차 대유행의 피크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예상도 있는 상황에서 9월 개학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염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금통위가 인상을 결정하기에는 부담과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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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위세를 떨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과 관련한 온건한 분위기로 돌아선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달 19일 미 연준 내에서도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경우 정책에 대한 견해를 다소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며 테이퍼링 스케줄 연장을 시사했다. 캐플런 총재는 당초 오는 9월 테이퍼링 발표, 10월 시행을 주장해왔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 인사도 델타 변이 영향력을 인정한 셈으로 테이퍼링 속도를 늦출 여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테이퍼링은 원·달러 환율 강세로 이어져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매도 압력으로도 작용한다. 한은 입장에서는 환율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테이퍼링이 늦춰지면 이런 부담으로부터 다소 여유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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