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10년간 146兆 퍼붓고도...출산율 0.84명 '3년 연속 0명대'

[2020년 출생통계...사상최저 경신]

출생아 수 사상 첫 20만명대 추락

취업난·집값 부담에 결혼 늦추고

코로나 부작용 우려 임신·출산 꺼려

합계출산율 7년 연속 OECD 최하위

올 6월까지 20개월째 '데드크로스'

13일 오전 경기 북부의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제왕절개 수술이 끝난 뒤 간호사가 신생아를 인큐베이터를 이용해 음압 격리 병실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13일 오전 경기 북부의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제왕절개 수술이 끝난 뒤 간호사가 신생아를 인큐베이터를 이용해 음압 격리 병실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출생아 수가 처음 20만 명대로 추락하며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도 0.84명에 그쳐 사상 최저치를 또다시 썼다. 합계출산율은 7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 10년간 146조 원에다 올해도 43조 원을 저출산 대책에 투입했지만 출산율 하락세는 막지 못했다.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역대 가장 낮은 0.82명을 기록했다. 상반기 출생아 수 역시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인구는 1만 5,690명 자연 감소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0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 2,300명으로 1년 전보다 10%(3만 300명) 감소했다. 2001년 55만 9,900명에서 19년 만에 절반 수준이 됐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15년간 40만 명대를 기록하던 출생아 수가 2017년 30만 명대로 떨어진 뒤 3년 만에 20만 명대로 추락한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5.3명으로 0.6명 낮아졌다.





합계출산율은 전년보다 0.08명(-8.9%) 줄어든 0.84명으로 3년 연속 0명대이자 출생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최저치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9년 2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으로 1명을 밑돌았다. 여성이 가임 기간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61명이고 1명 미만은 우리나라뿐이다. 가장 높은 이스라엘은 3.01명이며 프랑스(1.83명), 미국(1.71명), 스웨덴(1.70명)이 높은 편이다. 한국 다음으로 낮은 스페인(1.23명)과도 격차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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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초반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층에서 출산율이 감소했다. 엄마의 연령별 출산율(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초반(30~34세)이 78.9명으로 가장 높았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출산율은 각각 5.1명(-14.2%), 7.3명(-8.4%)으로 낮게 나타났다. 엄마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1세로 전년 대비 0.1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3.8%로 1년 만에 0.5%포인트 올라갔고, 10년 전보다 2배 증가했다. 출생아 아버지의 평균 연령은 35.8세로 전년 대비 0.1세 높아졌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뜻하는 출생 성비는 104.8명으로 1년 전보다 0.7명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까지 11년간 저출산 대책으로 190조 원의 예산을 퍼부었으나 별 효과는 없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저출산 대책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들이 일부 포함돼 있고, 관련 없는 예산까지 포함된 경우도 있으며 사업 내용 변경으로 저출산 예산의 연속성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올해 저출산 대책에도 일반 산업 기술 인력 지원, 폐업 예정 소상공인 지원, 에코 스타트업 지원 사업들이 포함됐다.

젊은 층이 취업이 힘들고 집 구하기도 어려워 결혼을 늦추는 것도 출산율 하락의 주요인 중 하나다. 올 상반기 혼인 건수는 9만 6,265건으로 1년 전보다 1만 3,012건(-11.9%) 줄었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양육 과정에서 부모 삶의 질이 떨어져 비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경향이 큰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출산율이 더 하락하는 경향”이라며 “노동 중심으로 생애 계획이 바뀌고 있는데 사회가 그걸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지며 올 들어서도 출생아 수 감소 추세는 가파르다. 지난 6월 신생아 수는 전년 대비 2.7%(591명) 감소한 2만 1,526명을 기록했다. 월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6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졌다. 6월 사망자 수는 2만 4,391명으로 3.1% 증가했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자연 감소는 2,865명으로 20개월째 ‘데드크로스’ 현상이 계속됐다. 올해 상반기 전국 출생아 수는 13만 6,917명으로 1년 전보다 4,941명(-3.5%)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소치인데 사망자는 15만 2,606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2% 증가해 인구가 1만 5,690명 줄었다.


세종=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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