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중재법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낸 국경없는기자회에 "뭣도 모르면서"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국경없는기자회의 자료를 언론개혁 근거로 들었으나 정작 이들이 반대 입장을 내자 태도를 바꿨다는 지적이다.
송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기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날 새벽 “한국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지만,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송 대표의 발언 이후 한국기자협회는 즉각 성명을 내 “송 대표와 민주당은 권위 있는 국제 언론단체를 무시한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사회적 합의 절차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과거 국경없는기자회가 만든 자료를 언론개혁의 근거로 들기도 했다. 김용민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5월 "국경없는기자회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도 세계 주요 40개국 언론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해서 5년째 꼴찌를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 언론사는 언론의 자유를 누리면서도 그에 걸 맞는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야권은 일제히 여권의 태도 변화를 비판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2019년 국경없는기자회 대표단을 만나 '생각과 정보들이 자유롭게 오갈 때 언론의 자유는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한 건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여당에 유리할 때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경없는기자회를 만나더니, 불리해지자 '뭣도 모르는 단체'로 폄하하는 태세 전환은 경악스럽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설립된 지 36년이 된 국경없는기자회는 전세계 언론 자유 신장과 투옥된 언론인들의 변호하는 단체로 해마다 세계 언론자유 지수를 발표하는 국제 언론단체이다. 뭣도 모르는 국제 단체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