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터번 벗고 야구모자에 운동화…'내로남불' 탈레반

밝은 옷에 선글라스·운동화…율법 어기고 면도까지

청바지 등 서구의상에 총 겨누더니 '명품짝퉁' 도배

한 누리꾼이 탈레반 조직원의 패션을 분석하는 글을 올렸다./트위터 캡처한 누리꾼이 탈레반 조직원의 패션을 분석하는 글을 올렸다./트위터 캡처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청바지 등 서구식 의상을 착용한 청년들을 매질하면서 본인들은 더 현대적인 복장을 입고 있어 SNS에 비판 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카불에서 촬영된 탈레반 전사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20년 전 엉성하고 털털하고 가혹했던 탈레반과는 다른 세계"라고 했다. 사진 속 탈레반 조직원들은 과거 어두운색 전통 복장만 고수한 것과 달리 밝은색 옷에 선글라스,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다. 일부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요구되는 수염을 깨끗하게 면도했고, 머리에는 터번 대신 야구모자나 스카프를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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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들을 '탈레반 2.0'이라 부르며 내로남불 행태를 조롱했다. 누리꾼들은 "아프간인의 서구화를 탄압하면서도 더 현대적인 복장으로 등장한 위선자"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SNS에서 '탈레반 데일리룩'이라며 한 조직원 사진과 함께 그의 패션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 조직원이 온몸을 서양 유명 브랜드 디자인을 카피한 옷으로 휘감았다는 것이다. 조직원이 걸친 옷과 소품들을 오리지널 제품으로 샀다면 총 6,459달러(약 753만원)에 달했다.

앞서 수도 카불 거리를 걷다가 채찍질을 당했다는 한 청년은 페이스북을 통해 "청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맞았다"고 폭로했다. 당시 그는 "함께 있던 4명의 친구 중 2명은 도망쳤고, 한 명은 총에 맞았고, 또 다른 한 명은 구타를 당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복장 통제는 여성, 언론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8일에는 부르카 없이 외출한 여성이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으며, 한 기자는 전통 의상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문과 몸수색, 구타를 당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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