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서학 개미의 공격적인 베팅이 빛을 발했다. 이들은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반도체, 정유사, 바이오텍 등을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 등 지수 상품에 투자해 일주일 새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27%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학 개미들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즐겨 매수하는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다.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로 이달 조정받았던 글로벌 증시가 이번 주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면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19~25일) 국내투자자들은 ‘마이크로섹터스 FANG 플러스 인덱스 3배 레버리지’을 2,898만 달러(한화 약 338억 원) 순매수해 해외주식 중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FANG 플러스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기존 FANG 종목과 함께 알리바바, 바이두, 엔비디아, 테슬라, 트위터 등 10개 종목이 포함돼있다. 최근 조정받았던 중국과 미국의 성장기술주가 반등하면서 일주일 수익률은 15.82%를 기록했다.
이들 기술주가 대거 상장된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프로 QQQ(1,619만 달러)’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1,588만 달러)’에도 자금이 몰렸다. 지수 상승과 지수 하락에 적절히 베팅해 헤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로 많이 투자한 종목은 반도체 업종에 투자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2,481만 달러)이었다. 특히 고점 우려가 제기됐던 반도체 수요에 대한 우려가 과도했다는 분석이 힘을 받으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편입 상위 종목은 엔비디아, 브로드컴, 인텔, 퀄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AMD 등이다.
이외에도 대형 정유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마이크로섹터스 US빅오일 인덱스 3배 레버리지’에도 1,287만 달러가 몰렸다. 같은 기간 수익률도 24.18%에 달했다. 바이오 업종에 투자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S&P 바이오텍 불 3X’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백신 등 바이오주가 주목받으며 27.43% 수익률을 보였다.
테슬라 등 개별 종목도 매수세가 집중됐다. 테슬라는 지난 주말 열린 ‘AI 데이’가 주목받았다. 자율주행, 로봇 기술 등을 공개해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의 핵심은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효율적이고 정확한 처리인데 테슬라가 기술 우위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바이오플라스틱 대장주’로 불리며 서학 개미의 관심이 집중된 대니머 사이언티픽은 매수 상위 목록 중 가장 높은 32.95%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