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의 부친 농지법 위반 의혹 제기에 반발하면서 대선 출마 포기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희숙 의원 부친은 슈퍼맨인가"라며 내부정보 유출, 농지법 위반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윤 의원을 정조준했다.
김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생뚱맞은 눈물과 함께 갑자기 사퇴 선언을 해서 의아했다"며 "이어지는 언론 보도를 보고 궁금증이 많이 해소됐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보도에 따르면, 윤 의원의 부친이 매입한 토지와 매입 당시 윤 의원이 세종에 위치한 KDI에서 근무했다는 사실과 나아가 윤 의원 동생의 남편이 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였던 최경환 장관의 핵심 측근이었다는 점까지 점점 드러나는 사실에 온 가족이 동원된 '부동산 올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또한 또 윤희숙 의원 부친이 세종시 토지를 매입한 이후 연달아 산업단지가 들어서기로 결정됐다고 한다"면서 "특히 부친이 매입한 땅과 직선거리 3km 떨어진 세종복합일반산업단지의 경우 2015년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국가산업단지의 경우 실질적인 예비타당성 조사는 기재부가 KDI에 위임하여 실시한다"면서 "윤 의원 부친이 땅을 구입했던 당시, KDI에 근무했던 윤 의원과 기재부장관 보좌관으로 근무한 제부(윤 의원 동생의 남편)를 생각하면 온 가족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도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김 의원은 "고령의 부친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올인성 부동산 투자를 했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시 KDI에 근무하면서 미공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윤 의원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더불어 김 의원은 "더군다나 2016년 당시 윤 의원의 부친은 81세의 고령이었다. 3,000평이나 되는 농사를 짓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일인지 여쭙고 싶다"면서 "서울에 거주하고 계시던 부친이 갑자기 세종시에 토지를 구입한 점도 의문이다. 슈퍼맨도 아니고 81살의 고령의 부친이 수백km 떨어진 세종시의 땅을 농사를 짓기 위해서 구입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이어서 "이렇게 부동산 투기 의혹이 짙은데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사퇴로 의혹의 본질을 흐리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이 사안은 정치적으로 책임질 사안이 아니라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할 사건"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서 자금 출처 및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가 있었는지 여부가 분명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전수조사를 통해서 KDI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박사'들이 더 있는지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앞서 윤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법령(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권익위는 윤 의원의 부친이 지난 2016년 5월 세종시에서 1만871㎡의 농지를 산 뒤 직접 농사를 짓겠다고 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맡긴 뒤 매년 쌀 7가마니를 받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뿐만 아니라 권익위의 현지 조사 때만 서울 동대문구에서 세종시로 주소지를 옮긴 사실도 드러나 논란을 키웠다.
윤 의원은 이같은 권익위의 발표에 반발하면서 대선 출마 포기와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염치와 상식의 정치를 주장해온 제가 신의를 지키고 자식 된 도리를 다하는 길"이라며 의원직 사퇴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권익위가 발표한 부동산 의혹 의원 12명 중 윤 의원을 포함한 6명은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문제 삼지 않았다. 나머지 6명 가운데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은 제명, 5명은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윤 의원은 본인 가족의 의혹이 정권 교체에 걸림돌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윤 의원은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라며 "최전선에서 싸워온 제가 정권 교체의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권익위를 향해 '끼워 맞추기 조사', '우스꽝스러운 조사'라고 비판하면서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 아버님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돼가는 친정아버지를 엮는 무리수가 야당 의원의 평판을 흠집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자신의 사퇴가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도덕성 기준을 높이는 밑거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는 보통의 국민보다 못한 도덕성 자질을 가진 정치인을 국민들이 포기하고 용인하고 있다. 왜냐하면 정치인들은 다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저는 그런 모습을 바꿔보겠다고 대선에 출마했다. 저는 여기서 꺾이지만 제가 가고 싶었던 정치인의 길을 가는 것을 국민들이 보시고 정치인을 평가할 때 도덕성이나 자질을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