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국민·신한·우리 가세...5대銀·카뱅 신용대출 연봉 이내로

은행권 방침 확정...내달 중 시행

신한·농협·케뱅 수신금리 상향

다른 은행도 금리조정 이어질듯





기준금리 상승의 여파가 금융권에 속속 반영되고 있다. 은행권은 발 빠르게 수신 금리를 올려 자금 흡수에 나서는 한편 대출금리 조정도 준비하는 모습이다.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을 차주의 연봉 한도 이내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금융 당국의 전방위적인 가계부채 조이기에 따른 것으로 실수요자의 ‘대출 절벽’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가계 신용대출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오는 9월 중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 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시중은행에 이날까지 구체적으로 신용대출 상품별 한도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담은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일찍이 신용대출 한도를 줄인 NH농협·하나은행 외에 다른 은행들이 이 같은 내용을 금감원에 보고한 것이다. 5대 시중은행 외에 카카오뱅크 또한 다음 달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 연봉의 1배 수준으로 조정하고 상품별 한도는 내부 검토를 거쳐 구체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이들 은행은 구체적인 규제 적용 일자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신용대출 한도 제한은 이미 속속 시행되고 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아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NH농협은행은 24일부터 신규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기존 2억 원에서 1억 원 이하, 연 소득의 100%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도 개인당 최대 5,000만 원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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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반 직장인들은 시중은행을 통해 연봉의 1.2~1.5배 내에서 신용대출을 받아왔다. 최근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금융 당국은 은행권에 상환 능력 내에서 대출을 해줘야 한다며 관행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7월 말 140조 8,930억 원으로 올해 초보다 4% 늘었다.

은행권은 신용대출 한도 조정 외에 대출금리를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6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른 데 따른 후속 작업이다. 금융 당국이 연일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대출금리 추가 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수신 금리 조정은 가시화됐다. 케이뱅크는 이날 은행권 가운데 처음으로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를 가입 기간 전 구간에 대해 0.2%포인트씩 일괄 인상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를 기준으로 금리는 1.2%에서 1.4%로 오르게 된다. 인상된 금리는 28일 0시부터 적용된다. 해당 상품은 카드 실적, 급여 이체 등 복잡한 우대 조건 없이 가입 고객 누구나 최고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또한 30일부터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25~0.30%포인트 인상한다. ‘신한S드림 정기예금’ ‘쏠편한 정기예금’ 등의 경우 만기 12개월까지 0.25%포인트가, 24개월부터 60개월까지는 0.30%포인트가 오른다. 농협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예적금 상품의 종류, 가입 기간에 따라 0.05~0.25%포인트 올린다.

시중은행과 카뱅 등은 내부적으로 예금 상품의 금리 상향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변경된 금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예금 금리를 올리기는 해야 하는데 언제, 얼마만큼 올려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빨라야 다음 주께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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