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가장 큰 수혜 업종은 단연 메타버스다. 블록체인 업계는 일찌감치 메타버스 산업에 발을 들였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가상 토지나 아이템 매매 등 경제 활동이 이뤄지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이용자의 데이터와 자산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비교적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블록체인 기술이 진입 장벽을 높였기 때문이다.
최근 암호화폐 투자가 인기를 끌고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가 크게 오르면서 입지가 달라졌다. 지난 두 달 새 메타버스 관련 암호화폐 가격은 두 배 이상 급등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엔 디센트럴랜드가 있다. 이더리움(ETH)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는 블록체인 메타버스계 선두주자다.
특히 디센트럴랜드의 핵심 콘텐츠로 꼽히는 것은 디센트럴게임즈가 운영하는 카지노 게임이다. 전세계의 시선이 메타버스를 향하고 있는 지금 디센트럴게임즈는 과연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디센터는 국내 언론 가운데 최초로 마일즈 안토니(Miles Antony) 디센트럴게임즈 최고경영자(CEO)와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궁금증을 풀어봤다.
보상으로 DG 토큰 받는 ‘플레이 투 언’ 방식…"메타버스 게임 장점은 ‘사회적 유대감’"
디센트럴게임즈는 게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콘셉트의 메타버스 게임을 구축하는 다오(DAO·탈중앙화 자율조직)다.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와 별도의 운영 조직을 갖추고 플랫폼에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협력사인 셈이다. 이용자는 디센트럴게임즈가 디센트럴랜드의 랜드(LAND·가상 토지) 위에 세운 카지노에서 포커와 블랙잭 등 카드 게임을 하고 디센트럴게임즈(DG) 토큰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안토니 최고경영자는 기존 메타버스 콘텐츠의 한계를 느끼고 이용자가 더욱 직접적이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게임 서비스를 구상했다고 한다. 다른 이용자와 쉽게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메타버스의 장점을 게임에 접목해보자는 아이디어다.
그는 “다른 온라인 게임과 비교해 메타버스 게임의 장점은 바로 ‘사회적 유대감’에 있다"며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현실과 유사한 3D 세계에서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더욱 몰입감 있고 다른 이용자와의 친밀한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디센트럴랜드 프로젝트 중 최다 이용자 수…한국 이용자 수 크게 늘어
디센트럴게임즈는 디센트럴랜드에서 서비스를 지원하는 모든 프로젝트 중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자랑한다. 디센트럴게임즈가 주기적으로 주최하는 이벤트엔 적게는 수 백 명에서 많게는 3,000명 이상의 참여자가 몰린다. 안토니 최고경영자는 “서방 국가 유저의 비율이 높지만 최근 아시아 지역 유저들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이용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8월 26일 디센트럴랜드 트래픽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방문률은 전체의 3.17%를 차지하며 지난 6개월 동안 23.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안토니 최고경영자는 한국 시장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온라인 게임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2~3%밖에 되지 않지만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규모는 전세계 5위 안에 들고 2025년까지 1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요한 시장이다"고 말했다.
DAO 금고에서 탈중앙화 방식으로 수익 관리…하우스 엣지·폴리곤 노드 스테이킹이 주요 수입원
디센트럴게임즈의 매출 실적은 어떻게 될까. 안토니 최고경영자는 “디센트럴게임즈가 사기업이 아니라 탈중앙화 자율조직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회사처럼 재무구조를 뚜렷이 정의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대신 디센트럴게임즈의 모든 수익은 디센트럴게임즈 금고(treasury)에 쌓여 투명하게 공개된다. 금고 운영은 DG 홀더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탈중앙화 된 방식으로 이뤄진다.
안토니 최고경영자는 “디센트럴게임즈 금고는 주로 게임의 하우스 엣지(house edge·카지노 게임 플레이어가 게임을 반복할수록 카지노 업체가 가져가는 수익)와 8번째로 큰 폴리곤(polygon)의 노드로서 매틱(MATIC) 스테이킹 보상을 받으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센트럴랜드의 가상 토지와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대량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1,000 구획(parcel)이 넘는 LAND와 최소 1,000달러 상당의 NFT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엑시인피니티' 성장 흥미로워…디센트럴게임즈 ‘플레이 투 언’ 매커니즘 이달 내 업그레이드”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엑시인피니티 등 경쟁 서비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비슷한 모델의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게임 산업계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어 “엑시인피니티가 ‘플레이 투 언’ 콘셉트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게임 이용자들이 직접 자신의 자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개방된 경제를 가진 게임이 얼만큼 성공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디센트럴게임즈 역시 이달 내에 기존 ‘플레이 투 언’ 매커니즘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현재 디센트럴게임즈 카지노에선 이벤트를 개최 시에만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안토니 최고경영자는 “무료 게임 플레이와 ‘플레이 투 언’ 아키텍처를 통합해 언제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일일 활성 이용자 수 2만 5,000명 이상 달성이 목표…한국어 서비스도 조만간 지원”
그렇다면 올해 디센트럴게임즈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2만 5,000명 이상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 달성과 ‘플레이 투 언’ 아키텍처 통합”이라고 밝혔다.
한국어 서비스 지원도 약속했다. 디센트럴게임즈 서비스는 아직 영어로만 제공되고 있어 한국 이용자들은 게임 참여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안토니 최고경영자는 “디센트럴게임즈 출시 이후 계속해서 디센트럴게임즈를 지원해주는 한국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이것이 한국어 지원을 빠른 시일 내에 지원하고자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