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둔화되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수록 일시적 교란 요인(노이즈)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 오름세가 점진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2% 중반대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급 요인이 해소되면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30일 ‘기조적 물가지표 점검’ 보고서를 통해 “기조적 물가 오름세는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가 지난 4월부터 2%를 넘어서는 등 높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변동성이 큰 농축산물과 석유류, 정부 정책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관리 물가 등 각종 교란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 흐름을 살펴본 것이다.
한은은 기조적 물가지표가 지난해 초 코로나19 충격 영향으로 오름세가 큰 폭으로 둔화됐다가 올해 3월 이후 빠르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조적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1.4%에서 4월 0.6%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3월 1.2%, 7월 1.9%로 점차 상승했다. 특히 올해 4월 이후로는 기조적 물가지표 상승률이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1월 수준인 1.4%를 넘어선 상태다.
기조적 물가지표는 교란 요인이 제거돼 변동성이 낮고 지속성은 높은 특징을 갖는다. 지난해 기조적 물가지표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평균적으로 0.4%포인트 높았던 반면 올해 1~7월에는 0.5%포인트 낮아졌다. 소비자물가 변동 폭도 기조적 물가지표에 비해 2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조적 물가지표의 상승 압력은 일부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특징을 갖는다. 기조적 물가지표에서 40% 내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 서비스 물가는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2.5%나 올랐다. 또 경기와의 연관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최근 경기 회복 흐름도 반영됐을 뿐 아니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중기 시계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살펴본 결과 기조적 물가 오름세가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공급 측 요인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향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나 기조적 물가 오름세는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