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선 지수가 6년 만에 최고가를 돌파했다. LNG선은 대표적인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한국은 올 상반기 전 세계 LNG선 발주량의 90% 이상을 싹쓸이했다. 발주도 오는 2023년까지는 꾸준히 나올 전망이다. 한국 조선 3사의 LNG선 특수가 가시화했다는 분석이다.
30일 영국 조선 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LNG선 신조선가 지수는 151.29로 지난해 8월 대비 11.3% 상승했다. LNG선 신조선가 지수가 150대를 넘은 것은 지난 2015년 9월(150.38) 이후 6년 만이다. 지난 3년 동안 LNG선 신조선가 지수는 130대에서 꿈쩍하지 않고 머물렀다. 그러나 올 5월 140.3을 기록한 후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최근 LNG선 신조선가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 기조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현재 LNG는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 기반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청정 연료로 쓰이고 있다. LNG 수요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LNG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를 실어나를 LNG선 수요도 늘었다. 선주들은 기술력이 검증된 한국 조선사에 너나없이 LNG선 발주를 넣기 시작했다. 최근 LNG선 신조선가 지수가 치솟는 이유다.
LNG선 신조선가 인상은 국내 조선업체에 긍정적이다. LNG선은 영하 163도 아래로 온도를 유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해 기술력을 갖춘 한국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한국의 LNG선 수주 점유율은 2018년 98%, 2019년 94%, 2020년 72%, 2021년 상반기 94%에 달한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LNG선 발주 흐름이 적어도 2023년까지는 이어지리라 본다. 우선 올 하반기부터는 카타르발 LNG선 발주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는 지난해 한국조선해양(009540)과 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 등 국내 조선업체에 총 100여 척가량의 LNG선 건조 슬롯을 예약했다. 슬롯 계약은 새로운 선박 건조를 위해 도크를 미리 선점하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카타르 대형 프로젝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 올해 전체로는 기대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해운사들의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도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최근 들어 잇따라 선박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IMO는 2025년까지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30% 이상, 2050년까지 7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NG 연료는 벙커C유보다 탄소 배출량이 30%가량 적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3의 LNG선 도크는 2023년까지 모두 찬 상황이고 2024년은 절반이 찼다”며 “카타르 프로젝트 등 대형 LNG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도크 사정이 더 빠듯해져 당분간 선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신중론도 만만찮다. 중국의 LNG선 기술이 빠르게 향상하고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소들이 잇달아 LNG선을 수주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단순 가격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주한다는 게 차이점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