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탈레반과 밀착 강화하는 러시아…"美, 아프간 자금 동결 풀어야"

"제재 안 풀면 마약·무기 거래 늘어날 것"

러, 우크라이나에 "아프간처럼 될 수 있다"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에 아프가니스탄 자금 동결 조치를 해제하라고 요구하며 탈레반과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빠져나간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은 물론 아프간 혼란이 중앙아시아 국가들로 번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3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자미르 카불로프 러시아 대통령 아프간 특사는 국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양 국가들이 아프간 국민을 진짜 걱정한다면, 아프간 자금을 동결해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아프간 자금 동결을 빨리 해제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탈레반은 불법 마약 거래에 나서고 아프간 정부군과 미군이 버린 무기를 암시장에 내다 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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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과 재무부·국무부가 미국 은행에 있는 아프간 정부 자금 수십억 달러를 동결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아프간 중앙은행은 총 94억 달러(약 11조 원)를 보유하고 있는데, 대부분 해외 은행에 돈을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아프간에 예정된 특별인출권(SDR) 배정을 보류하며 아프간에 금융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탈레반과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아프간의 혼란한 상황이 중앙아시아 각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러시아는 아프간에서 세를 키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러시아와 인접한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는 아프간 사태에서 봤듯이 미국은 언제든 동맹국을 버릴 수 있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지난 19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서기는 아프간 사태가 우크라이나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백악관이 어느 순간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의 지지자들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과 서방에 기대어 러시아를 견제하는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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