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캡처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미국이 두고 간 공격헬기 ‘UH-60 블랙호크’에 사람을 매단 채 하늘을 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탈레반이 조종하는 미군 헬기 블랙호크가 칸다하르 상공 위를 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현지에서 다양한 각도로 촬영된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보면 다목적 군용 헬기인 UH-60 블랙호크 한 대가 하늘 위를 날아가는 모습이 담겨있는데 놀랍게도 한 남성이 긴 줄에 매달려있다. 외신은 탈레반 측이 기존의 이미지와는 달리 우수한 첨단 무기로 무장한 자신의 세를 과시하기 위한 선전으로 해석했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지난 25일에도 블랙호크를 시운전하는 영상을 공개했었다. 칸다하르 공항 착륙장으로 보이는 넓은 공간에서 블랙호크가 굉음을 내며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영상에서는 촬영 내내 헬기는 바닥에서만 움직였고 실제 비행 모습은 등장하지 않았다.
/트위터 캡처탈레반이 트위터에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자 매체 탈립타임스는 미군이 카불에서 완전 철수한 31일 "이슬람 에미리트 연합군이 카불 공항으로 입장하고 있다"면서 탈레반군이 미군이 남기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군용 CH-47 치누크 헬기 쪽으로 다가가는 영상도 게재했다.
실제로 백악관은 미국이 아프간군에 지원했던 블랙호크 등을 탈레반이 탈취한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17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모든 군사 물품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20년간 미국이 아프간에 쏟아 부은 100조원 상당의 군사자산이 탈레반 손에 넘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많은 항공기를 쉽게 얻었더라도 작동하거나 보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날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와 일반인 대피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지난 17일간 군은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수작전으로 12만명이 넘는 미국과 동맹의 시민을 대피시켰다”며 “아프간에서 20년간의 우리 군대 주둔은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