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자오웨이






2017년 11월 중국 자본시장에서 유명 여배우 자오웨이가 화제에 올랐다. 중국 증권 당국이 룽웨이미디어와 소유주 자오웨이에게 대규모 벌금을 부과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자오웨이가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아 상장사인 완자원화 지분 30%를 매입하려다 실패했는데, 이 과정에서 불성실 공시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였다. 자오웨이와 남편인 싱가포르 출신 부호 황유룽은 이 사건으로 5년 동안 주식 투자 금지 등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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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안후이성에서 출생한 자오웨이는 음악 교사인 어머니의 뜻에 따라 우후사범학교에 입학했지만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베이징영화학원에 들어갔다. 그 뒤 드라마 ‘황제의 딸’, 영화 ‘적벽대전’ ‘소림 축구’ 등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2000년 중국 ‘4대 여배우’로 선정됐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참여하는 등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했다. 1999년 첫 음반 출시 이후 다수의 가수상을 받기도 했다.

자오웨이는 ‘중국의 여성 버핏’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투자 실력을 발휘해 재산을 축적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과 깊은 친분을 맺어 2014년에는 알리바바픽처스 투자로 6,607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 등 굵직한 재계 인물들과 인맥을 형성했다. 그의 성공 이후 판빙빙 등 다른 연예인들도 앞다퉈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 부를 쌓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위해 분배를 강조하며 내세운 ‘공동부유(共同富裕)’ 대상이 빅테크·사교육·게임에 이어 연예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타깃이 된 자오웨이의 경우 당국의 지시로 동영상 플랫폼 등에서 그의 작품이 삭제되더니 프랑스 도피설까지 불거졌다. 당국에 미운 털이 박힌 마윈과의 친분 등 그가 ‘찍힌’ 이유에 대해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중국 문화여유부가 8월 31일 ‘연예인 도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연예인들도 시 주석의 사상을 공부하도록 지시했다. 집권자의 권력욕을 채우려 시장경제를 짓밟는 중국식 사회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 역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소중함을 잊고 규제와 포퓰리즘 재정 정책이 득세하는 상황이 걱정된다.


김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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