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홈에서 답답한 무승부로 무거운 첫발을 내디뎠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1차전에서 0 대 0으로 비겼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이재성(마인츠), 김민재(페네르바체) 등 최정예 멤버로 나섰는데도 헛심 공방에 그쳤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6위, 이라크는 70위다. 이라크와 역대 전적은 7승 12무 2패가 됐다. 이라크전 11경기 무패(4승 7무)는 이어갔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긴 채 레바논과 2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레바논전은 오는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최종 예선은 A·B조로 나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풀 리그로 진행되며 각 조 1·2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3위는 플레이오프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한국은 이란·아랍에미리트·이라크·시리아·레바논과 A조에 편성됐다. 모두 중동 팀이라 악명 높은 텃세와 ‘침대 축구’를 생각하면 홈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과 득점을 쌓아 놓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라크전 무승부는 더 아쉽다. 2006 독일 월드컵 때 한국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 감독은 한 달 전 이라크 지휘봉을 잡은 뒤 스페인·터키에서의 3주 훈련으로 전력을 다졌다. 뚜껑을 열자 이라크의 수비 조직은 예상보다 끈끈했고 역습도 제법 날카로웠다.
유럽파들의 리그 일정 탓에 ‘완전체’로 발을 맞춘 게 사실상 하루뿐인 한국은 활발한 측면 공략에도 마무리가 무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슈팅 수 7 대 0이 말해주듯 경기를 주도했지만 실속을 챙기는 데는 실패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간판 골잡이이자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공수에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존재감’을 보였지만 전담 마크맨에 시종 애를 먹으며 ‘한 방’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최근 울버햄프턴 이적으로 프리미어리거가 된 황희찬은 후반 교체 멤버로 뛰었다. 후반 27분에 강력한 헤딩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가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