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뒤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백신과 백혈병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학계의 진단이 나왔다. 정부는 학계의 이같은 자문 내용을 반영해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백혈병 발생에 대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결론 내리고 접종을 받아 달라고 권고했다.
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대한혈액학회는 코로나19 백신이 백혈병을 유발 또는 촉발한다는 근거는 현재까지 없다면서 접종 후 단기간 내 백혈병 발생은 기존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항암제 등 약물로 인한 백혈병은 수년 이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회는 또 코로나19 백신 또는 인플루엔자 백신 등 기존 백신과 백혈병의 인과성은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다는 점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추진단은 국가 암등록 통계를 보면 국내에서 매년 3,500여 명이 새로 백혈병 진단을 받고 있고, 이 가운데 60세 이후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그러면서 백혈병 발병을 우려하기보다 개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역시 "급성 백혈병과 관련한 국내 접종 이상반응 보고 건수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고 현재까지 미국, 유럽 등에서도 백신과의 인과성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앞으로도 관련 학회 및 식약처와 함께 국외 최신동향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감시를 지속하면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검토 및 정보 공유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라 신고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 글이 여러 건 올라온 바 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건강한 30대 중반 태권도 관장이 얀센 백신 접종 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외에도 화이자 백신을 맞은 20대 군인과 24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은 60대 여성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