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가요

[이주의 가수] 비투비, 청사진 뚜렷한 그룹이 변화를 시도할 때

비투비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비투비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비투비(BTOB)의 도전은 계속된다. 댄스 그룹으로 데뷔했던 비투비는 가요계 대표 아이돌 발라드 그룹이 됐고, 본인들만의 확고한 영역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그룹이기에.



비투비(서은광, 이민혁, 이창섭, 프니엘)은 지난달 30일 스페셜 앨범 ‘포유 아웃사이드(4U : OUTSIDE)’를 발매했다. 군 복무 중인 임현식, 육성재를 제외한 4명의 멤버들이 참여한 앨범으로, 정식 앨범이 아닌 ‘스페셜 앨범’이라는 타이틀로 나왔다.

이번 앨범은 비투비 완전체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같은 앨범이다. 서은광, 이민혁, 이창섭, 프니엘은 지난해 11월 비투비 포유라는 이름으로 유닛 앨범 ‘인사이드(INSIDE)’를 발표했고, 이번에는 완전체가 되기 전 마지막 앨범이라는 의미에서 비투비의 이름을 쓰고 앨범명을 ‘포유 아웃사이드’라고 지었다. 유닛과 완전체가 별개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오버랩하는 것이다.

타이틀곡 ‘아웃사이더(Outsider)’는 비투비의 섹시한 매력이 부각된 곡이다. 1990년대 후반 소울과 컨템퍼러리 R&B가 결합된 네오 펑크/네오 소울(Neo Funk/Neo Soul) 장르로, 성숙한 보컬과 세련된 래핑이 조화롭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는 중독성을 높인다.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의 노래로 ‘힐링돌’ 수식어를 얻었던 비투비에 걸맞게 ‘아웃사이더’ 또한 힐링의 메시지로 가득 찼다.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아웃사이더가 아닌, 반복되는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은 이들을 아웃사이더라고 칭하고, 내가 ‘나’다울 수 있는 자신감을 찾아주는 색다른 힐링송이다.

/ 사진=비투비 '아웃사이더'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비투비 '아웃사이더' 뮤직비디오 캡처



‘아웃사이더’가 더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비투비가 퍼포먼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20대 후반, 30대 초반이 된 멤버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데뷔 초 선보인 댄스곡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보컬 실력은 말할 것도 없이 수준급이고, 성숙미 넘치는 퍼포먼스까지 더해져 무대 완성도가 높아졌다. 데뷔 후 처음으로 들어간 댄스 브레이크는 퍼포먼스 실력까지 인정받겠다는 비투비의 포부가 담겼다. 4명의 멤버들끼리만 안무를 하면서 몰입도를 높이다가 댄서들과 칼군무를 선보이면서 보는 재미를 더한다. 크럼프 같은 무게감 있는 안무에 특화된 프니엘은 퍼포먼스의 중심을 잡고, 이민혁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무대를 현란하게 만들었다. 뮤지컬 쪽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서은광, 이창섭은 뮤지컬적인 느낌을 가미하는데 톡톡한 몫을 했다.

관련기사



옴니버스식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는 멤버 각각의 개성이 돋보인다. 이창섭은 ‘위대한 개츠비’. 프니엘은 ‘007 카지노 로얄’, 이민혁은 ‘씬 시티’, 서은광은 ‘웜 바디스’를 패러디해 아웃사이더의 모습 표현했다. 이창섭의 일상에 찌든 직장인 연기, 서은광 좀비 변신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제 영화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 이민혁, 프니엘의 진한 카리스마는 뮤직비디오의 전체 분위기를 아우른다. Mnet ‘킹덤: 레전더리 워’(이하 ‘킹덤’)의 경연 무대가 연상되는 퍼포먼스 신은 뮤지컬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여운을 남긴다.

비투비의 신선한 변신으로 가득 찬 이번 앨범은 ‘킹덤’의 영향이 컸다. 데뷔 10년 차가 된 비투비에게도 처음 시도하는 음악이었으니. 퍼포먼스 위주의 경연 프로그램에서 탄탄의 보컬의 강점을 입증했던 이들이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른 퍼포먼스의 중요성을 자각한 것이 느껴지는 앨범이다.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의 조화를 신경 쓴 것이 무대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 사진=비투비 '아웃사이더'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비투비 '아웃사이더' 뮤직비디오 캡처


비투비가 이렇게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는 데는 작사·작곡이 가능한 멤버들의 힘이 크다. 임현식은 ‘그리워하다’ ‘아름답고도 아프구나’ ‘너 없인 안 된다’ 등으로 비투비를 발라드 강자로 만들기도 하고, 댄스곡 ‘쇼 유어 러브(Show Your Love)’로 비투비의 밝고 경쾌한 이미지를 살리기도 했다. 이민혁 역시 꾸준히 곡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솔로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할 정도로 실력 있는 작곡가인 그는 주로 비투비의 감성적인 면과 섹시한 매력을 부각시키는 곡들을 만들어왔다. 이번 앨범에서는 참여도를 대폭 늘려 전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다양한 색깔의 작곡 멤버들이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어 비투비의 음악은 앞으로도 다채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토록 꿈꾸던 ‘장수돌’이 된 비투비는 더 오래, 더 많은 팬들과 함께하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오는 11월이면 임현식, 육성재가 마지막 군필자가 되고, 비투비는 약 3년 만에 비로소 완전체가 된다. 아이돌 마의 7년과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까지 모두 깬 이들의 청사진은 언제나 뚜렷하다.

“‘킹덤’을 하면서 세대에 발맞춰 늘 성장하고 발전하는 비투비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항상 여러분 곁에서 함께하는 친구 같은 그룹이고 싶고,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여러분과 오래 함께할 테니 언제든 기댈 수 있고, 힘이 되는 가수가 되겠습니다.”(8월 30일 ‘포유 아웃사이드’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비투비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비투비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추승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