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등 주요국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서로 다른 정책이 앞으로 무역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게리 클라이드 후프바우어 선임연구원(사진)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이 과도한 불이익 없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출 방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진단했다. 후프바우어 연구원은 하나의 사례로 EU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나서자 무역 갈등 요인으로 번진 점을 꼽았다. 그는 특히 탄소국경세는 논쟁적이라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탄소국경세가 도입되면 다른 나라의 반발을 초래해 글로벌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협력을 방해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후프 바우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유럽 연합과 미국 등이 국경세 제안을 발표한 것은 탄소 수수료를 거의 지불하지 않는 수입 상품이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각국의) 노력을 무력화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각국의 대립은 한 국가나 지역이 기후변화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하면 (탄소 국경세가 없을 경우) 다른 두 국가가 국제 무역에서 부당한 이익을 취하게 될 것이라는 것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최소 55% 줄이기 위해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이에 “기후변화 문제를 무역 분야로 확대하려는 일방적 조치로, 세계무역기구(WTO)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의 계획은 2030년까지 탄소 피크,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U가 논의 중인 방안은 EU 수입품 중 역내 제품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에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후프바우어 연구원은 “탄소국경세가 WTO 규정과 양립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벌어질 것”이라면서 “WTO가 개입해 입장 차이를 조정하고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모멘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이 같은 문제를 조정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