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인돌2.0]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키는 도구입니다”

서대문도서관이 마련한

이준정 소장의 ‘미래의 삶, 인공지능과 함께’

서울 인창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 가져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장(공학 박사)이 지난 3일 서울 인창고등학교에서 열린 강의에서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장(공학 박사)이 지난 3일 서울 인창고등학교에서 열린 강의에서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높고 파란 가을 하늘을 드러낸 지난 3일. 서울 인창고등학교 4층 강의실에 1학년 영재학급 학생들이 모였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4차산업혁명에 관한 전문가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서대문도서관이 지역 청소년의 인문학 사고를 높이기 위해 계획한 강좌였다.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장(공학 박사)이 강의를 맡았다.



이 소장은 “세상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자신이 탈 열차가 몇 번 플랫폼에 언제 도착하는지를 알아야 열차를 놓치지 않듯이 과거의 경험들을 종합해 미래를 상상하고 예측해야 빠르게 변하는 미래에 동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앞으로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네 가지로 구분해 설명했다.

첫째 속도혁명이다. 이 소장은 “기술의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며 “이전에는 기술이 시계열적으로 변했다면 이제는 결과의 되먹임에 의한 상호 작용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융·결합혁명이다. 산업별 영역이 구분되고 진입장벽이 높았던 예전과는 달리 산업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서로 뒤섞이고 있다는 것. 이 소장은 “이제 항공, 자동차, 금융 등의 산업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며 “예전에는 산업에 먼저 진입한 거대 기업이 경쟁의 우위를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데이터 기술이 뛰어난 기업이 앞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째 시스템혁명이다. 그는 “에너지 중심에서 정보통신 중심으로 산업시스템이 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기업들은 대량생산으로 이윤을 높였고 이를 위한 에너지의 역할이 강조됐지만 정보화 시대에는 아이디어를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는 통신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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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정체성혁명이다. 이 소장은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인간이 할 일이 사라질 것을 걱정하곤 한다”며 “인공지능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인간은 인공지능에게 없는 의식과 직관을 갖고 있다”며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키는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의 노동시장은 네 가지 형태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모든 일을 전담하는 형태, 사람과 인공지능이 분담하는 형태, 인공지능이 일을 하고 사람이 감독하는 형태, 사람이 일의 대부분을 주관하는 형태로 구분했다.

이 소장은 “여러분은 앞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의 지혜가 서로 손잡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를 살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관장하기 위한 역량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서대문도서관이 마련한 이 소장의 ‘미래의 삶, 인공지능과 함께’ 강좌는 ‘고인돌2.0(고전·인문아카데미2.0: 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됐다. ‘고인돌2.0’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이 2013년부터 함께한 인문학 교육 사업이다. 성인 중심의 인문학 강좌로 시작한 ‘고인돌’은 지난해부터 명칭을 ‘고인돌2.0’으로 바꾸고 서울 전역의 중·고등학교와 연계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사와 건축, 경제, 과학,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56개 강좌로 구성된 올해 제9기 ‘고인돌2.0’은 특히 교과목과의 연계성을 높여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원격 강의 등 비대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강의에 참여한 인창고 1학년 남치우 군은 “4차산업혁명과 미래사회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해소할 수 있었다”며 “인공지능은 인간이 이용하는 도구라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학년 최창훈 군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상상하고 예측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알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염기석 인창고 생명과학 교사는 “학생들이 인공지능의 본질적인 의미를 이해하고 미래의 안목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 강의였다”고 말했다.

고인돌 2.0은 올 11월까지 8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청소년들의 인문학의 사고를 높이기 위한 강연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이효정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원 hjlee@sedaily.com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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