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기술은 기술 자체로 그치지 않고 사업적 가치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고정밀 지도와 위치정보시스템(GPS)에 의존하지 않고도 카메라로 자율주행하는 기술로 국내 운송 서비스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싶습니다.”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마스오토의 박일수(30·사진) 대표는 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트럭 운송 사업의 비용 절감을 이끄는 관건이 값싸고 효율적인 자율주행 기술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스오토는 상당수 자율주행차 개발 기업들이 사용하는 도로 고정밀 지도 없이도 카메라와 영상 데이터를 분석·판단하는 인공지능(AI)만으로 트럭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차선·표지판 등 도로 및 주변 상황이 ㎝ 단위까지 담긴 지도는 원활한 자율주행을 돕지만 고정밀 지도인 만큼 제작과 수정·보수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게 단점이다.
박 대표는 “지난 2017년 창업 때부터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춰 경제성과 확장성을 갖춘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며 “운전자들이 주로 시각 정보로 운전하는 것처럼 트럭도 카메라 이미지 정보만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함을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마스오토는 2019년 국토교통부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아 카메라와 소형 컴퓨터 등을 단 트럭으로 서울~부산 구간 고속도로를 5시간 30분 동안 자율주행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약 6개월 동안 매주 2~3일 경기도 파주와 대전 간 도로를 5.5톤, 8.5톤 자율주행 트럭 2대로 택배 상자를 싣고 왕복 450㎞를 달렸다. 그는 “법규상 운전자가 동승하지만 운전자 개입은 최소화했다”며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트럭이 고속도로를 달린 것은 마스오토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마스오토 기술은 트럭 전후·측방에 달린 카메라 7~8대가 찍는 영상에서 도로 및 사물 정보를 기초로 거리를 계산하고 AI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실시간 판단·제어하는 원리다. 자율주행 핵심 센서로 많이 쓰이는 라이다(레이저 영상 센서)는 레이저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데 이를 카메라가 대신하는 셈이다. 박 대표는 “카메라는 전방 200m까지도 볼 수 있어 제동 거리가 긴 트럭에도 적합하다”며 “지금껏 수집한 도로 데이터 누적 거리가 수만 마일(1마일=1.6㎞)에 달하고 지금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카메라와 소형 컴퓨터, 알고리즘을 포함한 장비 가격을 100만~200만 원 수준으로 낮춰 상용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는 “값싼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트럭 연료비도 기존보다 20% 이상 줄일 수 있다”며 “비용 절감을 통해 낙후된 운송 서비스 구조를 바꿔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를 조기 졸업한 박 대표는 이번이 세 번째 창업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등을 하다 글로벌 영상 플랫폼 ‘아자르’를 만든 하이퍼커넥트에서 근무한 그는 회사를 나와 대학 같은 과 선배와 함께 마스오토를 세웠다. 박 대표는 올 4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하는 ‘2021년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트럭 수를 늘려 내년 운송 서비스 사업에 직접 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자율주행 장비 가격을 낮추고 설치 편리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춘 물류 운송 기업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