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3곳이 참여했다. 유력 후보로 점쳐지던 SM그룹이나 아랍계 사모펀드 두바이헤리티지홀딩스를 FI(재무적 투자자)로 확보했던 케이팝모터스는 빠졌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종료된 쌍용차 본입찰에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이엘비앤티(EL B&T), 미국 인디EV 등 3곳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다만 인디EV 등 일부 인수희망자의 경우 매각주간사가 요구한 자금 증빙 절차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전의 핵심은 인수자들의 자금력이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를 사업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1조 원은 구성원들의 퇴직 충당금을 포함한 공익채권 약 7,000억 원과 실제 인수금액을 포함한 규모다.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이던 SM그룹도 실사를 진행한 이후 추가 투자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차 위주의 사업구조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당초 SM그룹은 인수금융 없이 보유한 현금 유동성으로만 쌍용차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룹의 주력 사업인 건설·해운업의 경우 경기 변동성에 민감하고 계열사들의 신용도가 낮아 추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티케이케미칼과 화진, 지코 등 기존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들의 계약도 파기도 불가피하다.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가 전 계열사로 확산될 여지가 큰 만큼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KCGI 등을 FI로 유치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막판에 강력한 국내외 투자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펀드를 통해 나머지 4,000억 원을 조달하기로 했던 키스톤PE와 KCGI는 이번 본입찰에선 이름을 내렸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순위-후순위 자금을 모집하는 딜 구조에 따라 SI그룹 이름으로만 입찰에 참여했다"며 "FI그룹도 자금 증빙을 위해 충분히 지원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이엘비앤티(EL B&T)와 미국 전기차 전문 기업 인디EV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매각주간사가 요구한 자금 증빙 절차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들의 자금력에 의문이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유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하는 분위기다. 국가의 기간 산업인 만큼 사업 정상화를 위한 산업은행의 공적자금이 더 투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다른 IB업계의 관계자는 "적당한 곳에 일단 팔렸다가 파산한 후 인수하는 것이 사실상 가장 효율적"이라며 "앞으로 투입될 돈이 막대한 만큼 기간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