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추석 연휴 첫 날인 18일 만나 냉면 점심을 함께했다. 최 전 원장은 식사를 마친 후 “비단주머니 몇 개를 받았다”고 했다. 정체에 빠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힌트를 전해 들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와 최 전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의 한 함흥냉면집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이날 오찬은 최 전 원장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등 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예비후보들과 차례로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최 전 원장의 최근 캠프 해체 선언에 대해 "캠프를 어디까지 비우나 했는데 실무진은 다 남아있더라"라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비우신 만큼 채워도 된다"며 "오세훈 서울시장도 다 그렇게 했다"고 격려했다. "TV 토론을 잘하셨다는 소문이 있더라"라고 호평도 내놨다.
이 대표는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룰 (결정이) 끝났기 때문에 편하게 후보자 분들을 만나 뵙게 돼 참 좋다”며 “모든 후보자들에게 비단 주머니는 몰라도 비닐 주머니는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자 선거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오늘 이 대표에게 취임 100일 축하 인사를 건넸다”며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나 당대표 선거 때 캠프를 운영했던 경험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비닐 주머니라고 했는데 비단 주머니도 몇 개 받았다”면서 “이 대표가 저를 위해 좋은 말씀을 해줘 새로운 캠프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 전 원장은 최근 상속세 전면 폐지 공약과 함께 대선캠프를 전격 해체하고 실무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5월 한 인터뷰에서 당시 당 밖에 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온 뒤 부인이나 장모에 관한 공격이 들어오면, 윤 전 총장에 비단 주머니 세 개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비단 주머니 세 개’는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유비에게 건넸다는 비단 주머니 속 계책에 빗대어 나온 표현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