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만 해도 유럽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동화가 늘어나면서 아시아의 이점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피니온의 임원인 안드레아스 비트만이 오스트리아 필라흐에 건설한 반도체 공장의 첫 공식 가동을 앞두고 이 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인피니온은 독일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인피니온이 필라흐에 건설한 반도체 공장은 축구장 8개 크기인 6만 제곱미터(m2)로, 규모는 16억달러(약 1조8,856억원)에 달한다.
이 공장의 독특한 점은 근무하는 직원이 약 10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FT는 인근에 위치한 여타 공장에서 약 140명이 근무하는 것과 달리 이 공장은 대략 10명의 직원만을 필요로 한다며, 이 같은 인건비 감소가 지난 2018년 인피니온이 확장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비트만이 말한 것처럼 과거에는 공장건설에 있어 인건비로 인해 유럽보다는 아시아를 선택했다면, 최근에는 자동화로 인건비에 대한 부담에 크게 줄면서 굳이 아시아를 선택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FT는 인피니온의 이번 공장 건설은 만성적인 반도체 공급난과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라인하드 플로스 인피니온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고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우리가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워칩 생산에 최소 4개월의 리드 타임이 있지만, 계속되는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반도체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