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이번달 삼성전자를 비롯해 코스피 주식을 사모으며 5개월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772억 원 순매수했다. 4일 간 매수 우위를 유지하면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순매수를 기록하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한 달은 작년 7월(1조790억 원)과 11월(4조9,938억 원), 올해 4월(3,716억 원) 뿐이다. 외국인은 지난 13일 이후 7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1월 5∼24일 이후 10개월 만의 최장기간 순매수도 기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그룹 유동성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헝다발 신용리스크가 아시아 주변국으로 확산할 여지가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누적 순매수 금액은 1조3,812억 원이며 이 기간 코스피 전체 순매수 금액을 웃돌았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월간 순매수는 지난해 11월(1조4,366억원) 이후 10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7만7,000원대까지 반등했다.
외국인은 이밖에도 SK하이닉스(4,179억 원), 포스코(3,704억 원), 기아(2,834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2,459억 원), SK이노베이션(1,179억 원) 등도 대거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계속 사들일지 여부는 내달 발표될 3분기 실적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사상 첫 분기 매출 7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73조1,298억 원, 영업이익 15조6,825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2%, 26.9%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반도체부문에서만 6조9,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며 깜짝 실적을 낸 바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D램 현물가격이 하락하면서 하락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면서도 “전형적인 하락 사이클과 비교해 전방 업체들의 재고 조정 성격이 다르고, 공급부담이 제한적이며 전방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