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일본 총리 취임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신임 집권 자민당 총재가 1일 당선에 기여한 인사들을 집중 기용하는 내용의 당 간부진 인사를 단행한다. 총재에 이어 당내 2인자인 간사장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후보와의 연합에 공을 세운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을 내정하는 등 첫 인사의 코드는 ‘보은’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재를 지원했던 인사들이 내각 핵심 자리에 오른다. 아마리가 맡게 될 간사장은 당 인사와 자금 관리, 공천권 등을 쥐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요직이다. 아마리 회장은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 때 기시다 진영의 선거대책본부 고문을 맡았고 지난 27일 다카이치 후보를 지지하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만나 결선투표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와 함께 ‘3A’로 불리며 당과 내각의 요직을 거친 실세 정치인이다.
당의 정책 방향을 잡는 정무조사회장에는 다카이치가 내정됐다. 다카이치는 이번 총재 선거에 출마했지만 3위로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결선에서 다카이치 표가 기시다에게 몰리면서 결과적으로 2위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의 당선을 저지하는 역할을 했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는 ‘아베 아바타’로 불린다. 그를 정조회장에 기용한 것은 자민당이 앞으로도 아베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기시다가 자신과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쟁한 고노를 어떻게 대우할지에도 관심이 모였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은 고노에게 당 홍보본부장 자리가 돌아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노는 대중적 인기가 많다. 10월 중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푸대접하면 유권자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나왔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이자 내각의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2차 아베 정권에서 문부과학상을 지낸 호소다파 소속 마쓰노 히로카즈 중의원 의원이 내정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호소다파의 실질적 지주는 아베 전 총리다.
기시다는 4일 총리 취임 직후 곧바로 새 내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